20대 총선 공천을 둘러싼 살생부 파동과 윤상현 의원 막말 파문으로 새누리당이 극심한 내홍에 휘말린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청와대가 깊은 한숨 속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과 대화 도중 “밤을 새워서 일하고 준비를 해도 모자르지 않을까 싶은데···”라며 당 본연의 임무에 올인하지 못하는 상황을 안타까워 했다고 한다. 한 참모는 이에 대해 “대통령과 범정부 차원에서 연일 핵심 법안 처리를 호소하고 있는데 당이 민생은 커녕 본인들 이익에만 매달리는 모습에 아쉬움을 나타낸 것으로 본다”며 “게다가 예전 같으면 선거를 1개월 정도 앞둔 시기엔 하루에 두세시간 자고 일을 해도 시간이 모자를 지경이었는데 당이 너무 안이함에 빠져 있는 것 같다는 지적도 담겨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또다른 참모는 “당직자 몫으로 비례대표를 주기로 하고 이를 상향식 공천으로 정한다는 당의 방침 때문에 정말 희한한 일들이 벌어졌다”며 “당직자들이 밤새도록 일해도 될까 말까 한 판인데 비례대표에 당선되려는 당직자들이 후배 당직자들에게 밥사고 술사고 접대하는 일에 몰두해서야 당이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정도면 선거 캐치프래이즈도 나오고 당이 뭔가 활기차게 돌아가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도 했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8일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 대표를 지목해 막말을 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당 내홍은 오히려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 때문인지 사이버테러방지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 4법 등의 국회 처리를 촉구해 온 청와대는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그렇다고 대놓고 청와대가 당을 향해 쓴소리를 내놓을 처지도 못된다. 자칫 청와대가 선거개입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청와대 관계자들은 당 상황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8일 핵심 민생법안 처리를 호소하기 위해 김종인 더
[남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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