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가 15일 수도권 야권연대 여부에 대한 담판을 벌였으나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두 대표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
안 대표와 천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여의도 모처에서 1시간가량 비공개 회동을 했다. 앞서 천 대표는 지난 14일 “안 대표와 만나 마지막으로 의견 조율을 시도하고 그 결과에 따라 행보를 결정하겠다”며 ‘최후의 조율’을 선언한 바 있다. 천 대표는 현재 야권 연대를 거부하고 있는 안 대표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당무를 거부하고 있다.
안 대표와 천 대표는 회동 직후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며 “이야기를 더 나누기로 했다”고 김태형 당 부대변인을 통해 전했다. 두 대표가 대화를 이어가기로 결정하면서 일단 분당 사태 등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협상이 길어지자 극적 타협의 가능성도 솔솔 제기되고 있다. 천 대표도 최근 “연대의 문을 열게 되면 수준과 방법, 정도 등은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안 대표는 당 대 당 연대에는 반대해도 ‘후보 간 연대’는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타협점’을 제시했었다.
다만 안 대표는 천 대표와 회동한 후 서울 마포 연남동 한 기사식당에서 택시기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국민의당을 교섭단체 이상 규모로 만들어주시라”며 “3당이 있으면 한국의 문제들은 풀린다”고 말했다. 연대 거부 의사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안 대표는 또 SNS를 통해 “권투에서 중요한 것은 강펀치를 날리는 것이 아니라 강펀치를 맞고도 얼마나 잘 버티느냐다”라고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천 대표는 일단 숨고르기에 나섰다. 이날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날 경우 천 대표가 탈당 등 중대 결심을 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천 대표는 이날 “때로는 최소 물량이나 순간의 결정이 세상을 바꾼다. 명량해전이 그렇고 우리 앞에 놓인 수도권 야권연대 또한 그렇다”며 안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천 대표가 끝내 안 대표와 뜻을 모으지 못하면 대표직을 사퇴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탈당은 정치적인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문병호 국민의당 의원은 “지금 탈당하면 천 대표도 정치적으로 굉장히 어려워진다”며 “탈당까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야권 통합·연대를 가장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김한길 의원은 이날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 의원 측은 “아직 개인적인 거취에 대해 결정한 게 없다”면서 “후보 간 자발적 연대는 말이 안 된다. 중앙당 결단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강래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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