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 파동의 후폭풍으로 무소속 출마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 바람’의 키를 쥔 새누리당 이재오·유승민 두 의원의 거취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닷새째 유 의원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새누리당은 20일에도 공천 여부를 확정하지 않으며 ‘유승민 고사 작전’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이날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심사를 진행했지만 유 의원에 대해선 결론을 유보했다. 오는 25일이 후보등록 마감일이기 때문에 하루 이틀이 더 지나면 물리적으로 당내 경선을 치를 수 없게 된다.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은 애초 20일께 무소속 출마 선언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 의원은 지난 19일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사를 전격 요청했다. 그는 재심 신청서에서 “아무리 (내가) 미워도 수도권 1석을 그냥 버리면 안된다”며 공천 번복 가능성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한편 대구 지역 낙천자 중 처음으로 권은희 의원(대구 북갑)이 이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권 의원에 따르면 출마 의사를 미리 유 의원에게 전달했고, 유 의원은 “용기를 내라. 가시밭길을 가는 (권 의원의)앞길을 하늘이 도와줄 것”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앞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수도권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사람은 강승규(서울 마포갑), 임태희(경기 성남분당을) 전 의원과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의원 등 세 명이다. 영남에선 김태환(경북 구미을), 조해진(경남 밀양·창녕) 의원 등이 있다.
그러나 18대 총선을 예외로 하면 그 동안 무소속 출마자들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특히 대구의 경우 지난 4번의 총선 중 18대 때 이해봉 전 의원 1명만 순수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당시 대구에서 친박계 홍사덕 박종근 조원진 후보 등은 ‘친박 무소속
이번에도 유승민 의원을 구심점으로 일종의 ‘결사체’를 구성하지 않는다면 미풍조차 일으키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16년간 서울에서 무소속 출마자가 100여 명에 달했지만 당선자는 전무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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