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의원이 이 기자회견을 하기 직전에 찾은 곳이 어머니댁이라면서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8일 만에 칩거를 끝내고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곳이 어머니 강옥성 여사가 머무는 본가였습니다.
지금 영상이 나오고 있는데요, 저희가 드론으로 촬영한 부감입니다.
기자들이 집앞으로 갑자기 모여들고, 유 의원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안에는 어머니와 누나, 매형이 머물고 있었고요, 50분 간 이야기를 나누면서, 걱정하는 가족들을 안심시키고, 거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어머니는 유 의원에게 탈당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유 의원은 자신의 결정을 믿어달라, 이렇게 양해를 구한 것 같습니다.
이 만남 후 7시간이 지나고 유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을 연 것입니다.
【 앵커멘트 】
어제 밤 11시가 다 된 시간에 탈당 기자회견을 한 거죠.
기자회견장 상황은 어땠습니까?
【 기자 】
네. 정확히 10시 44분에 유 의원이 선거사무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지자들은 '유승민' 이름을 크게 연호했고, 유 의원은 입장하면서 일일히 악수를 해줬어요.
그런데 여기서 눈길을 끈건, 사무소 내부 현수막이 싹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어디에도 새누리당 로고를 찾아볼 수 없었던 거죠.
그래서, 아직 기자회견이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탈당 회견이라는 것을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유 의원은 고민이 길었다면서 입을 뗐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유승민 / 의원
- "공천에 대하여 지금 이 순간까지 당이 보여준 모습, 이건 정의가 아닙니다.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상식과 원칙이 아닙니다.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입니다. 정의가 짓밟힌 데 대해 저는 분노합니다. 2000년 2월 입당하던 날부터 오늘까지 당은 저의 집이었습니다. 이 나라의 유일한 보수당을 사랑했기에 저는 어느 위치에 있든 당을 위해 제 온몸을 던졌습니다. "
네. 그리고, 유 의원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했던 연설, 이 연설로 박근혜 대통령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2항인데요.
마치 지금 우리나라의 권력을 국민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나오는 것처럼 해석이 되잖아요.
그런데, 그 조항을 다시한번 읽었고, 그래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유승민 / 의원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권력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2항입니다.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원칙이 지켜지고 정의가 살아있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입니다. 오늘 저는 헌법에 의지한 채 저의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합니다. 그리고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습니다."
유 의원이 연설하는 내내 곳곳에서는 지지자들의 울음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고요.
유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떴고, 보좌진을 통해 새누리당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럼, 결국 유 의원 지역구는 누구도 공천하지 않는 '무공천 지역'이 되는 건가요?
【 기자 】
네. 어제 김무성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승민 의원을 공천하는 게 합당하다면서 그렇게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그 지역에 누구도 공천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합당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무공천 지역으로 결정하는 것이 옳다 하는 점을 제가 밝힙니다."
그런데 결국 이한구 위원장이 이끄는 공천관리위원회가 결론을 내지 않았고, 유 의원이 탈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으니 무공천 시나리오가 맞는 것인데, 그 지역에는 지금 이른바 진박이라는 이재만 후보가 버티고 있습니다.
이 후보는 아직 탈당을 하지 않은 상태이고요.
따라서 무공천지역으로 결정이 된다면,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게 불가능해집니다.
이한구 위원장은 오늘 오전 9시에 열리는 공관위에서 이 후보를 단수추천하겠다는 의사를 은연 중에 내비치고 있거든요.
김 대표가 이 후보의 공천장에는 도장을 찍지 않겠다고 버티는 상황이라, 충돌이 불가피해보입니다.
【 앵커멘트 】
이미 어제 밤 늦게 소집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슷한 이유로 충돌이 벌어졌다면서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밤 9시에 소집된 최고위원회는 유 의원의 탈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박하게 전개가 됐는데요.
내부에서 너무 큰 고성이 오가 밖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에게까지 들리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유 의원이 기자회견을 한 게 11시경이잖아요, 그리고 나서 20분 뒤인 11시 20분에 흘러나온 고성인데요.
「김무성 대표가 책상을 2번 치면서 "당신이 나한테 하는 태도가 너무하지"라고 소리를 질렀고, 누군가 답을 하니까 "다시 한번 말해봐"라면서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 원유철 원내대표의 목소리가 들렸는데요.
무엇을 이야기하는 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그렇게 하시라고"라며 같이 언성을 높이는 모습이었습니다.
」
이런식이라면 대표도 못해먹겠다, 이런 이야기도 오갔다고 합니다.
12시가 다 돼서야 최고위는 끝이 났고요. 밖으로 나온 김무성 대표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