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말도 안되제, 이번에도 유승민이 꼭 찍을끼라”, “무슨 소리고, 그래도 새누리당 아이가”
지난 24일 오전 11시 대구 동구 방촌시장. 상가 앞에 삼삼오오 모인 상인들은 전날 있었던 유승민 의원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두고 이렇게 의견이 엇갈렸다. 유 의원 선거 사무실에서 1km 가량 떨어진 이곳은 유 의원 지역구인 동구을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 중 하나다. 민심 풍향계가 될 수 있는 곳이다. 무소속 유승민 후보와 새누리당 이재만 후보의 혈전이 예고돼 상인들과 손님들도 다가오는 총선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이날 오전 공천관리위원회가 이 곳에 이재만 후보를 단수 공천했지만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이를 받아드릴수 없다고 결정을 거부하면서 지역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장을 보던 김모(56·여)씨는 “유 의원을 그렇게 벼랑 끝으로 내몰아야했는지 모르겠네예. 이거 해도해도 너무 하다 시퍼예. 주변 동네 친구들 모두 다 유승민이 찍는다고 하데예”라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 정모(59)씨는 “유 의원이 이 동네 전투기 소음 때문에 대구공군기지 이전시킬라고 특별법도 만들고 얼마나 애를 쓰고 있습니껴”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공천에 불만을 갖는 주민들도 많았다. 상인 최모(70)씨는 “예전에는 인물보다 무조건 당이었지, 그런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 의원의 선택에 대해 반발하는 견해도 만만치 않았다. 상인 박모(49·여)씨는 “유 의원이 3선이나 했는데 이 동네 바뀐게 뭐가 있어요. 새누리당에 힘 실어주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했다. 주민 최모(75)씨도 “ 김무성 대표가 공천장에 도장을 안찍어주면 이재만이 못나오는건가”라며 “누가되던 새누리당 후보를 뽑아줄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표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경상도 특유의 정서상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견해도 상당히 많았다. 유 의원 사무실 인근에서 만난 주민 최상일(65)씨는 “아직 누구를 찍을 지 모르겠다. 선거날이 돼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주민 김모(68)씨도 “새누리당이 유권자들을 생각하고 있긴 한건지조차 의심스럽다”며 “새누리당 후보가 없는 이상한 선거가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대체로 유 의원의 경쟁력을 인정했지만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승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 의원은 이날 새벽 고인이 된 아버지 유수호 전 의원을 모신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 있는 선산을 찾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유 의원은 이날 정오께 기자들을 만나 “(공천파동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무소속 연대와 관련해 그는 “너무 급박하게 모든게 이뤄진 만큼 서로 연락하며 고민하겠다”며 당장은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제 주민 한분 한분을 총선에서 표를 행사해줄 소중한 유권자라고 생각하고 만나고 다니겠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시각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수성을의 주호영 의원 지역구 분위기도 민심은 반반으로 갈렸다. 두산동에 사는 주민 황모(58)씨는 “공천이 얼마나 허술하게 진행됐으면 법원으로부터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줘냐”며 “공관위기 호되게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23일 주 의원 지역구에 대한 공쳔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또 다른 주민 이모(75)씨도 “새누리당이면 다 되는 줄 아느냐. 반드시 대구의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수성못에서 만난 주민 이모(65.여)씨는 “자기네들 끼리 패싸움처럼 헐뜯고 하는 마당에 그래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주 의원은 이날 공천의 부당함을 알리는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후 첫 일정을 시작했다. 주 의원은 “이번 공천은 이웃 지역구(중남구)의 소위 진박후보를 살려내기 위한 꼼수이고 위원장과 친분있는 여성을 내리꼽기 위한 지극히 사심 가득찬 결
[대구 = 우성덕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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