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이 지역 곳곳에 자신의 다짐이나 공약을 써놓은 현수막을 걸어놓죠.
새누리당 텃밭에서 격전지로 변하고 있는 대구 지역의 민심을 이 후보들의 현수막을 통해 엿봤습니다.
길기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새누리 정종섭 후보와 무소속 류성걸 후보가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치는 대구 동구 갑에 걸려 있는 현수막에서 미묘한 신경전이 발견됩니다.
정 후보는 '진박'을 자처하는 후보답게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내걸었지만, 공천에서 탈락한 류 후보는 대통령 사진 대신 태극문양을 넣었습니다.
박 대통령이 4선을 했던 달성에 출마한 추경호 후보는 좀 다릅니다.
현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까지 지낸 '진박' 후보임도 대통령이나 새누리당 색채를 최대한 뺐습니다.
새누리당과 무소속 후보의 현수막이 헷갈리는 곳도 있습니다.
수성을의 무소속 주호영 후보는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고, 반면 '진박' 이인선 후보는 자신의 공약만을 내세웠습니다.
수성갑에선 현수막 때문에 시비까지 벌어졌습니다.
더민주 김부겸 후보 측에서 새누리 김문수 후보가 현수막 공약마저 베꼈다며 보도자료를 낸 겁니다.
이에 김문수 후보 측도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낸 공약이며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겠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후보들의 노력은 아쉽게도 아직 지역 주민에게는 와 닿지 않는 듯합니다.
▶ 인터뷰 : 장순하 / 대구 동구
- "대통령 사진이 있어야 그 사람 찍고 그게 아니잖아요. 일하는 사람 일꾼을 찾아야지."
심지어 현수막을 쳐다보지도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
▶ 인터뷰 : 손주락 / 대구 수성구
- "(현수막) 저런 거 봐도 말만 그런 것 같고 바뀌는 게 없으니까 관심이 없어요."
현수막을 보는 대구 시민들의 태도에서부터 정치 불신이 얼마나 커졌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MBN뉴스 길기범입니다.[road@mbn.co.kr]
영상취재 : 이도윤 VJ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