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저장성 류경식당서 탈출한 북한 종업원 13명 [사진제공=통일부] |
정부의 전격 발표를 놓고 야권은 총선을 겨냥한 ‘북풍 전략’이라고 비판하고 나선 반면 새누리당은 공식 입장 발표를 미룬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측이 이번 집단 탈북 사건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것을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지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1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집단 탈북 발표가 이뤄진 것은 청와대의 총선 개입이다”며 “정부가 목전에 다가온 총선에서 보수 유권자 표를 결집시키기 위한 긴급 발표를 지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총선이 일주일도 안남은 시점에 조급하게 탈북 발표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이 (총선 직전) 전국을 돌아다니는 걸로 모자라 탈북 사건까지 선거에 이용하려는 건 ‘후안무치’”라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집단 탈북을 즉각 공개한 전례가 있다”며 “이례적이고 의미있는 사항에 대한 발표”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북한과 관련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북핵 실험, 미사일 발사, 개성공단 폐쇄 등 올해 초부터 이어진 ‘북한발 악재’ 때마다 적극적으로 입장을 내놓던 기존 모습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란 평가다. 시기적으로 민감한 시점에 괜히 나섰다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사리며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야가 북한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과거에도 굵직굵직한 북풍 사건이 총선판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2008년 실시된 18대 총선 직전 북한은 개성공단 남북교류협력 사무소에서 남측 당국자를 추방하고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긴장감을 조성했다. 2012년 19대 총선 때도 북한은 총선 이틀전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공개하며 이목을 끌었다. 두차례의 총선은 집권 여당측의 승리로 돌아갔다. 그 이전인 2000년 16대 총선 때는 선거 3일전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발표하며 온국민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총선에선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이 패배해 실패한 전략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총선에서도 어김없이 북한발 사건이 터지긴 했지만 전문가들은 그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권자들이 이미 북한의 도발이나 탈북 사건에 익숙해져 쉽게 동요되지 않을 뿐 아니라 선거용 북풍에 대한 학습이 이뤄져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 평론가는 “선거 직전의 변수가 될 수 는 있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하진 못할 것”이라며 “유권자들이 성숙해져서 북풍을 선거와 분리해 볼 줄 안다”고 설명했다.
자칫 북풍이 선거와 잘못 연계되면 그 부작용이 더 클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학한과 교수는 “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보수층 결집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국민들의 반발심리로 인한 역풍의 가능성도 있다”며 “국민들이 안보 논리에만 매달리지 않는다는 점을 정치권이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과거 선거에 이용하고자 북한 변수를 끌어들였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의도적으로 뉴스를 흘린 건 아닐 것”이라며 “결국 유권자들이 모든 것을 종합해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집단 탈북 사건이 보수 성향을 가진 부동층
[추동훈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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