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마감 후 진행된 개표과정에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어려운 반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선전한 것으로 나타나며 여야의 희비가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총선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침체된 분위기에 빠졌다. 오후 6시에 지상파 방송3사는 출구조사 결과 새누리당은 118~147석을 얻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과반 의석 확보의 기대감이 텄던 새누리당은 일순간 침묵에 휩싸였다. 들뜬 표정으로 상황실을 찾았던 원유철 원내대표는 얼굴이 붉게 상기되고 웃음기가 사라졌다.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묵묵히 결과를 지켜봤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나타난 것 같아 걱정이 많다”며 “하지만 출구조사인만큼 개표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란 희망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출구조사만 지켜본 뒤 지역구인 평택으로 돌아갔다. 강 위원장 역시 30분도 안돼 상황실을 빠져나가며 말을 아꼈다. 실제 개표가 진행됨에 따라 새누리당 후보가 1위를 달리는 지역이 110여곳에 불과하자 상황실엔 정적만 흘렀다. 개표가 진행된 오후 10시께 당지도부는 대부분 떠났고 비례대표 후보와 당직자 일부만 남아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부산에서 투표를 마친 후 상경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후 피로누적으로 병원에 입원해 당사에 모습을 비추지 못했다.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오후 11시40분께 브리핑을 통해 “오늘 결과는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새누리당에 미래가 없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낀 날”이라며 “겸허히 결과 받아드리고 국민과 소통해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6시 정각 결과가 나와 기립박수가 터진 순간에도 두 손에 깍지를 끼고 있었다. 옆에 앉아있던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이 김 대표를 바라보자 그제야 박수를 쳤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정세균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측되자 박수가 쏟아졌다. 김 대표는 긴장이 타는지 바싹 마른 입술을 혀로 적셨다. 김부겸(대구 수성갑) 김경수(경남 김해을) 후보에 이어 더민주가 계속 선전하는 것으로 나오자 김 대표는 그제서야 만면에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대구 북구을의 홍의락 후보가 당선이 예상되자 김 대표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광주를 비롯한 호남 지역에서 국민의당에 밀려 낙선이 예측되자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김 대표는 의자에서 등을 때고 모니터를 응시했다. 전남의 우윤근(광양·곡성·구례) 후보와 노관규(순천) 후보의 낙선이 점쳐지자 김 대표의 얼굴에는 수심이 드리웠다.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김 대표는 “겸허한 마음으로 결과를 계속 지켜보겠다”고 말한 뒤 상황실을 빠져나갔다. 오후 10시 선거 상황실을 다시 찾은 김종인 대표는 긴장이 누그러진 모습이었다. 김 대표와 선대위 지도부는 대화 도중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선거 점퍼 차림으로 뒤늦게 합류한 이종걸 원내대표도 당선을 확신한 듯 득의만면한 표정이었다. 김 대표와 이 원내대표는 무대로 올라가 당선이 확정된 후보란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상황실을 떠났다.
국민의당은 최종 개표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박수와 환호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겸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호남에서도 야권 재편이 돼야 한다는 의사들이 투표에 반영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출구조사를 보고난 직후 본인 지역구인 노원병 선거사무소로 향했다. 안 대표가 자리를 떠난 가운데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개표 방송을 묵묵히 지켜봤다. 개표가 중반으로 넘어간 시간에도 오세정 공동선대위원
[추동훈 기자 / 김강래 기자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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