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매일경제가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선자 300명을 분석한 결과, 4·13 총선 직전 19대 국회 재적 의원 292명 중 146명(48.6%)이 의원배지를 다시 달았다.
특히 20대 총선에서는 지난 17대 총선 이후 처음으로 살아남은 현역 의원 숫자가 초선 숫자를 넘어섰다. 20대 국회가 19대 국회와 인적 구성 측면에서 큰 변화를 겪지 않으면서 국회 혁신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 치러진 17대 총선(2004년)에서는 ‘탄핵돌이’들이 대거 국회에 등원하면서 초선의원이 187명에 달했고 상대적으로 현역 의원들은 76명만 생환하는데 그쳤다. 18대 총선(2008년)에서는 초선 의원 133명, 현역 의원 131명이었고 19대 총선(2012년)에서는 초선 의원 148명, 현역 의원 116명으로 선거때마다 새로운 인물이 대거 국회에 수혈되됐다.
반면 20대 총선에서는 초선이 132명에 불과해 현역 의원보다 적은 이변이 연출됐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39명으로 가장 많은 현역이 살아남았고 서울(26명), 부산(11명), 경남(9명) 순이었다. 여야 각 당이 정치신인에 대한 공천에 인색했던데다가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배제 가능성이 높았던 호남 지역 현역 의원들이 국민의당으로 이적해 공천을 쉽게 받으면서 현역 교체율이 낮아졌다.
또 집권여당인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를 단죄하는 분위기가 선거 전반을 지배하면서 국회 심판론이 상대적으로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연스럽게 의원들의 선수도 인플레이션 현상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20대 국회 당선자의 초선 비중이 37%로 19대 국회(51%)보다 낮아진 반면 3선 이상 중진 비중은 35%로 19대 국회(25%)보다 높아졌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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