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투 그 자체였다. 4·13 총선에서는 마지막 한표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초접전지가 속출하며 후보들이 하얗게 날밤을 새웠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000표차 미만에서 승부가 갈린 격전지는 전체 253개 지역구 중 13곳에 달했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 격전지 7곳이 집중됐다. 초접전지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총공세가 이어지며 19대 총선에 비해 2곳이 더 늘었다.
박빙 승부를 이어간 지역 후보들은 희비의 무게도 확연하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피말리는 승부가 벌어진 곳은 정유섭 새누리당 당선자가 불과 26표차로 문병호 국민의당 후보를 제친 인천 부평갑이다.
문 후보는 선거일을 넘긴 14일 새벽 5시까지 혈투를 이어간 끝에 35표 차로 앞서 금배지를 다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투표함이 열리면서 역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정 당선자가 4만2271표(34.2%)로 4만2245표(34.2%)를 얻은 문 후보를 ‘한끝’ 차로 뒤집은 것.
부평갑에서는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더불어민주당(이성만) 등 3자가 격돌하며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판세가 전개됐다.
전북 전주와 강원 원주에서도 이와 비슷한 접전이 펼쳐졌다.
전주을에 나선 정운천 새누리당 당선자는 4만982표(37.5%)를 얻어 최형재 더민주 후보(4만871표·37.4%)를 111표 차이로 간신히 따돌렸다.
전주갑에 출마한 김광수 국민의당 당선자와 김윤덕 더민주 후보간 득표차는 795표에 불과했다. 김 당선자는 엎치락 뒤치락 판세를 이어가다가 김 후보에 신승을 거뒀다.
강원 원주갑에서도 손에 땀을 쥐는 승부가 펼쳐졌다. 김기선 새누리당 당선자가 권성중 더민주 후보를 134표로 제치고 진땀 승을 거뒀다. 원주을은 송기헌 더민주 당선자가 44.3% 지지를 얻어 이강후 새누리당 후보를 근소한(350표) 차이로 이겼다.
박찬대 더민주 당선자는 인천 연수갑에서 정승연 새누리당 후보를 만나 214표 차이로 제쳤고, 조응천 더민주 당선자는 경기 남양주갑에서 심장수 새누리당 후보를 불과 249표 차이로 눌렀다.
경기 안산상록을에서도 이같은 양상이 이어졌다.
김철민 더민주 당선자는 김영환 국민의당 후보를 399표 차이로 이기며 자정을 훌쩍 넘도록 지역 유권자
역대 총선 초박빙 승부는 16대 선거 때 나왔다. 당시 경기 광주에 출마한 문학진 민주당 후보는 당시 한나라당 박혁규 후보에 역대 선거에서 당락을 가른 최소 표차(3표) 석패를 당한 후 한동안 ‘문세표’라는 별명이 따라다니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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