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끝난 뒤 정치권에는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습니다.
국회 출입기자와 함께 정치권 현안 짚어보겠습니다.
【 질문1 】
이성식 기자,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패배하고 나서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했는데요.
당이 수습되기보다는 오히려 더 시끄러운 것 같습니다.
【 기자 】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한 이튿날 긴급 최고위를 개최해서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에 추대했습니다.
원 원내대표의 얘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원유철 / 새누리당 원내대표(지난 15일)
- "이번 20대 총선에서 보여주신 저희 새누리당에 대한 따가운 회초리와 질책의 목소리를 참회하는 마음으로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우리 새누리당이 환골탈태의 각오로…."
【 질문2 】
그런데 원유철 비대위에 대한 당내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요?
【 기자 】
일단 비박계 소장파들이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습니다.
어제(17일) 국회 정론관에서 있었던 기자회견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황영철 / 새누리당 의원
- "원유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맞느냐 이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새누리당이 도대체 이번 총선 결과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반문하잖아요."
새누리당은 서울에서 49석 가운데 12석 승리했습니다.
지난 13대 국회 이후 최악의 성적표입니다.
민심은 이른바 '진박 공천'을 강행했던 새누리당 친박계에 경고장을 들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공천 과정에 주요한 역할을 했던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에 선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오는 겁니다.
친박 인사들은 앞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와 당 대표 선거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는데요.
국민에게 사죄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시점에 오히려 권력 투쟁에 몰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3 】
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되려면 상임전국위원회의 의결을 받아야 하는데 반발 속에 의결이 가능할까요?
【 기자 】
일단 원유철 원내대표는 현재 이 시각까지는 물러날 의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원유철 비대위'는 오는 22일로 예정된 전국위원회에서 의결되면 최종 확정됩니다.
당헌·당규상 전국위 개최 사흘 전에는 안건을 확정해야 해서 늦어도 내일까지는 '원유철 비대위원장'을 공식화해야 하는데요.
반발 속에 강행할지 아니면 또 다른 대안이 제시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 질문4 】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얘기를 좀 해보죠.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만약 당에서 합의해 차기 당 대표를 맡아달라고 추대하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고요?
【 기자 】
김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 대표로 합의 추대되면 어떻게할 거냐는 질문에 그때 가서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수용 가능성을 시사한 겁니다.
다만, 이 문제에 대해 뭐라고 답하면 합의추대를 기대하고 있다는 소리를 할 텐데 그런 얘기를 듣는 게 제일 싫다며 더 이상의 언급은 아꼈습니다.
그러면서도 야당 대표가 막강한 힘을 갖고서 끌고 가지 않으면 당이 제대로 효율을 발휘할 수 없다며 추대 필요성을 인정하는 듯한 말을 남겼습니다.
차기 전대가 경선으로 치러질 경우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 질문5 】
김종인 대표가 다음 당 대표로 추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면 당 주류 측과의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을 것 같은데요?
【 기자 】
김종인 대표와 친노 주류 측은 그동안 불편한 관계 속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갈등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을 자제했습니다.
하지만, 김 대표를 당 대표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다면 갈등의 뇌관이 될 소지가 충분합니다.
특히 총선 과정에서 컷오프됐던 정청래 의원은 SNS에 "불의한 사심을 갖고 당을 말아먹으려 호시탐탐 염탐하는 세력은 불퇴전의 각오로 응징하겠다"며 선제공격을 했습니다.
특히 "사심공천 전횡을 휘두른 5인방을 조만간 공개하겠다"며 김 대표 측을 정면 겨냥했는데요.
더민주도 일단 총선에서 1당이 되며 웃고 있지만, 속사정은 새누리당 못지않게 복잡해서 앞으로 당권 경쟁 등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이성식 기자 | mods@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