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인사들을 중심으로 문 전 대표의 총선 직전 호남 방문이 호남 패배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과 함께 “호남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책임지고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이개호 비대위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17일 “(반 문재인 정서가 호남 선거 패배의) 분명한 원인이 됐다”면서 “반성하지 않는 것에 대한 상징이 되고 있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비대위원은 또 문 전 대표의 정계은퇴 발언에 대해 “(호남에서) 지지를 못받았다”면서 “본인이 하신 약속이니까 그 약속은 지켜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에 패배해 낙선한 노관규 전 순천시장도 자신의 트위터에 “(순천 선거 패배가) 마지막 날 문재인 대표 때문에 문제가 생긴거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다”면서 “여수ㆍ광양을 오셨는데 어떻게 순천만 오지 말라고 하기도 어려웠고 이것도 제 운명이다”라고 밝혔다. 총선 하루 전 문 전 대표가 순천을 방문한 것이 패인이라고 본 셈이다.
이같은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문 전 대표는 18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1박 2일 일정으로 전격 방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홍걸씨 등 8명이 문 전 대표와 동행했다. 문 전 대표는 19일 하의도를 떠나면서 별도의 메시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 등 당 지도부도 오는 26일 광주를 방문해 호남 민심 복원에 나설 예정이다.
문 전 대표의 거취 뿐 아니라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당 대표 합의 추대 문제도 논란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김 대표가 이날 자신의 비서실장 출신인 박수현 의원을 전략홍보본부장에, 자신이 후원회장으로 있는 이언주 의원을 조직본부장에 각각 임명하는 등 친정체제를 강화하면서 당내 세력을 규합해 합의추대를 원하는 것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김 대표는 또 비서실장에 박용진 당선자, 총무본부장에 정장선 전 의원을 임명했다.
그러나 친노는 물론 비노 진영에서도 ‘불가 의견’이 대두되고 있어 합의추대가 녹록치않을 전망이다. 50대 인사들이 주축인 비노 진영의 ‘통합행동’소속 김부겸·송영길·박영선 당선자들이 자천 타천으로 당권 주자로 꼽히고 있으며 종로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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