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균 의원 |
19개 국회에서 범친노계는 친문·친노 직계, 정세균계, GT계, 기타 친노 그룹 등으로 구분돼 왔다. 이중 정세균계, GT계는 친문직계와 비례대표 중심의 기타 친노그룹과는 성향상 차이가 있었지만 지난해 비주류 진영의 ‘문재인 퇴진’파상 공세가 이어지면서 ‘당의 단합’을 위해 범친노로 결집해 왔다.
그러나 20대 국회로 접어들면서 범친노 그룹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공천 과정에서 정세균 의원, GT계와 가까운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들이 배제되면서 균열 지점이 생긴데다 야권의 세력 재편기에 목소리를 내면서 ‘정치적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김종인 대표 합의추대론’을 놓고 범친노 진영에서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친문진영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를 전면에 내세우고 치른 총선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 김 대표가 ‘당의 얼굴’을 계속 맡는 것이 대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합의추대가 가능하겠느냐”면서 유보적 입장을 피력했지만 이미 최인호 당선자, 최재성 의원 등 친문그룹 인사중 “못할 이유가 없다”며 합의추대론에 힘을 실어주는 인사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세균계와 GT계는 합의추대론에 부정적 입장을 표출하며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정세균 의원은 “경쟁이 있는 상황에서 당대표를 추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계파 수장인 정 의원이 국회의장직에 도전한 가운데 총선 과정에서 당권 도전을 선언한 김진표 당선자를 중심으로 결집할 전망이다. 다만 김 당선자가 “전당대회를 6개월 후로 연기하자”고 제안한 것이 변수로 떠올랐다.
더민주 내 최대 계파중 하나인 GT계에서도 합의추대론에 거부반응을 보였다. GT계의 설훈 의원은 2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대표가) 역할을 다 했으면 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GT계의 대표주자인 이인영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인을 추대하는 것은 민심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합의추대론’에 제동을 걸었다. 이 의원은 GT계의 지지를 기반으로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또 “기업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인정할 수 있지만 기존처럼 재벌 대기업의 이익을 옹호하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면서 “과잉공급분야를 선제적으로 조정할 경우, 최소한 특별실업부조 등 근로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새로운 구조조정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내용상 근로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어서 향후 당내 노선 투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GT계의 기동민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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