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난 총선에서 제1당으로 올라선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비대위 대표를, 선거 후 MBN이 방송사 가운데 처음으로 인터뷰했습니다.
김 대표는 자신의 당 대표 합의 추대 문제로 당이 시끄러운 데 대해 쓴소리를 하면서도, 문재인 전 대표의 역할을 에둘러 강조했습니다.
인터뷰는 뉴스앤이슈 김은혜 앵커가 진행했습니다.
【 질문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어보니까 내일모레면 취임 100일이시던데, 처음과 비교해서 당이 좀 변한 것 같나요?
【 답변 】
처음에 왔을 땐 우려를 했지만 그래도 오자마자 비교적 당이 진정돼서 선거를 무사히 치렀고, 비교적 당은 현재 안정 상태에 있다고 봐요.
【 질문 】
하지만, 차기 당 대표 선출을 놓고 당이 시끄럽던데요?
【 답변 】
당이 생리상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니까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보면 되죠. 당을 구성하는 사람들은 항상 시간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제가 처음에 왔을 때는 당이 상당히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다 조용하게 참고 견딜 수밖에 없었던 거죠. 그러나 막상 선거에서 123석이 돼서 1당이라는 흥분된 상태가 발생하니까 일단 성취할 수 있는 건 성취했다고 보기 때문에…. 그러니까 이 소리 저 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봐요.
【 질문 】
김 대표를 영입했을 때와 비교해 초심이 달라졌다는 말씀이신가요?
【 답변 】
정치인의 생리가 그런 거죠. 다른 당에서도 경험해봤지만, 처음에 굉장히 어려우니까 목소리를 죽이고 있다가 어느 정도 소기의 목적 달성되면 그다음부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것을 겪어봤기 때문에 지금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 나타나는 현상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 질문 】
문재인 전 대표도 영입 당시와 비교하면 좀 변하셨나요? 그때는 대선까지 역할을 부탁했다고 하셨는데.
【 답변 】
문 전 대표야 대권을 생각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니까 일반 평의원들이 얘기하는 것하고는 생각이 다르겠죠. 일반 평의원들이야 여러 가지 것들을 고려 안 하고 얘기할 수 있지만 문 전 대표야 대권 향해서 가려면 앞으로 당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거로 생각하기 때문에 일반 의원들하고 생각이 같을 수는 없죠.
【 질문 】
대표님께서는 경선을 통해 당권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신 거죠?
【 답변 】
난 솔직히 얘기해서 당권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어요. 국민에게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 더민주에 왔다고 약속했는데, 일단 이번 선거결과로 봤을 때 수권할 수 있는 정당이라는 것을 일부 국민이 확인해줬기 때문에 그것으로서 내가 처음 여기 왔을 때 국민께 약속한 것은 어느 정도 이행됐다고 생각을 해요.
【 질문 】
만약 당에서 전체 뜻을 모아서 대표로 추대한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는 거죠?
【 답변 】
난 우리당의 생리로 봐서 그것이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 사람이에요. 다만, 지금 공연히 전당대회 앞두고 이것저것 얘기해서 국민께 짜증 난 모습을 보여주게 되면 별로 희망이 없을 거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당선된 분들은 조금 자제해주는 것이 당을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서나 좋지 않겠느냐 생각을 합니다. 말하고 싶은 것도 참을 수 있어야 하고, 우리 계파에서 뭘 해야 한다든지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되죠.
【 질문 】
문 전 대표는 이제 평당원이잖아요. 그럼에도, 많은 분이 문 전 대표의 의중을 궁금해하고 있는데요?
【 답변 】
그건 문재인 전 대표를 따르는 사람들이 숫자상으로 많으니까 그 사람들이 문 전 대표를 찾아가서 상의하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나는 문 전 대표는 일단 대권을 노리시는 분이니까 그것을 쟁취하려면 어떻게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봐요.
【 질문 】
김 대표가 영입 이후에 외연을 넓혔던 역할과 구원투수처럼 당을 구해내신 것에 대해서도 문재인 전 대표도 염두에 두고 있겠지요?
【 답변 】
그것을 이해 못 하면 정치인으로서, 대권을 향하는 정치인으로 볼 수가 없죠.
【 질문 】
더민주의 대권 카드로서 문 전 대표는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나요?
【 답변 】
여론조사상으로는 제일 우위에 있지요. 그래도 더민주에 대권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서울시장인 박원순 씨도 있고, 최근 도전 의사를 밝힌 성남시장 이재명 씨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충남지사 안희정 씨 같은 사람들도 출마할 수 있고, 지금은 예측 불가예요. 단적으로 누가 될 것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려운 시기가 아닌가 싶어요. 또 내가 개인적으로 각 대선주자와 확실하게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어서 어떤 사람이 경제민주화 등을 위해 최적인가에 대해서는 아직은 판단을 유보하고 있어요.
【 질문 】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도 70대에 대통령이 됐는데, 대권에 직접 도전하실 생각은?
【 답변 】
그런 질문은 나한테 하지 마시라고. 세상일이야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뭐 단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이 될 사람은 자기 스스로에게 모든 것을 물어봐야 해요. 과연 내가 여러 가지 조건을 놓고 봤을 때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 5천만 국민을 갖다가 제대로 잘 끌고 갈 수 있고 국민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인가라는…. 그런 판단이 스스로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내가 대통령이 되고 싶으니까 도전해야겠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 질문 】
그런 측면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상임대표는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하시나요?
【 답변 】
모르겠어요. 본인은 다 준비됐다고 생각하겠지만….
【 질문 】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약진했는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 답변 】
안철수 대표가 호남이라는 특수성을 잘 파악했던 거죠. 호남의 민심이 문재인 전 대표에게 상당히 멀어져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것을 잘 자극한 것이고, 특히 호남에 출마하시는 국민의당 후보들이 그 점을 100% 활용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봐요.
【 질문 】
수도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예상 외로 대승을 거뒀는데요? 배경을 어떻게 분석하십니까?
【 답변 】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선거가 끝나면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데 만족을 해요. 선거가 끝나면 어떻게 그결과가 나왔는지를 예리하게 분석하는 정당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서 수도권의 표심이 우리에게 많은 의석을 준 거냐 이것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걸 놓치면 집권이 불가능합니다.
【 질문 】
대권 후보들에 대한 평가가 궁금합니다. 새누리당의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 어떻게 보시나요?
【 답변 】
유 의원 같은 경우는 새누리당에 복당 신청을 했으니까 새누리당에서 어떻게 지지세력을 확보하느냐에 따라서 대권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봐요. 본인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자질이나 노력으로 봤을 적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질문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답변 】
진짜 대통령이 될 생각 있으면 유엔사무총장 임기를 다 마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국내로 와서 우리나라 실상을 파악하는 작업을 해야죠.
【 질문 】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 이후 행보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답변 】
제 경험을 보면 새누리당은 이른바 창조적 파괴를 하기 굉장히 어려운 당이에요. 지난 19대 총선 때 제가 비대위원으로 참여해서 당의 정강·정책을 바꿔줬을 때 못마땅했겠지만, 그때는 총선을 앞두고 두려움이 가득 찼으니까 아무 소리도 않고 그대로 다 의총에서 통과시켰잖아요? 그런데 총선이 끝나고 바로 정강정책 자체를 부정하는 얘기를 시작하지 않았어요? 그런 걸 보고 당신들은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30대와 40대로부터 이번 총선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는데 그것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야 해요. 총선이 끝났다고 옛날 버릇이 또 나오면 그 자체가 당에 큰 상처를 입힐 거예요.
【 질문 】
최근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시고 있는데요? 야당 지지자 중에 반발도 나올 것 같습니다.
【 답변 】
우리가 야당이기 때문에 직접 구조조정에 나설 수는 없습니다. 구조조정이라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경제 여건으로 봤을 때 특수 상황이기 때문에 필요성을 얘기한 건데, 정부가 빨리 구조조정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것을 보여주면 그것에 대해서 협조할
[ 이성식 기자 | mods@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