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내달 초 개최할 제7차 노동당대회가 ‘약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며 개최 성과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밝혔다. 홍 장관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대화보다는 전방위적인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기존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홍 장관은 지난 21일 강원도 화천에서 열린 통일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이 정권 유지를 위해 무리하게 당대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이것이 북한 정권이 원하는대로 갈 수 있을까 회의적 차원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정권으로서는 당대회를 통해 소위 김정은 시대를 열고 이것을 ‘출구’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 같다”며 “당 대회가 북한에게 약이 아니라 ‘독’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전망은 북한이 당대회를 앞두고 ‘70일 전투’ 등을 펼치며 주민들에게 성과를 강요해 내부 불만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이 당대회를 통해 핵무력·경제 병진노선을 고집하는 것도 오히려 체재 생존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으로도 해석된다.
이날 홍 장관은 최근 대북제재 ‘출구론’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뜻을 밝히며 “비핵화가 (제재의) 유일한 출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벼랑 끝 전술이 아니라) 벼랑 밑으로 내려가 우선 정권을 지키겠다는 구상을 가진 것 같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북한 스스로 벼랑 밑에서 어떻게 나올 것인가를 걱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우리가 섣불리 출구를 열면 북한은 또다시 핵을 들고 올라와서 똑같은 요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재로 인해) 핵개발 비용이 혜택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게해
다만 홍 장관은 이날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고 제재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며 “평화통일을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기 위해 (현재는) 재재와 압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화천 = 김성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