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장관 지낸 이가 총선 패배를 남의 집 일로 돌려 말한다" 비난
↑ 한선교/사진=연합뉴스 |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친박(친박근혜)계가 지지후보를 놓고 입장이 갈라지면서 경선 판도는 더욱 난해해졌습니다.
4·13 총선 참패 책임론에 휩싸인 친박계가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 대 비박'의 세대결로 흐르는 데 대한 부담감 때문에 후보 교통정리를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박 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읽는다는 최경환 의원이 "친박은 자숙하자"고 만류에 나서 홍문종 의원은 출마의 뜻을 접었지만 유기준 의원은 28일 끝내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물밑에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무위로 돌아가고 자중지란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친박계는 가장 우려했던 계파 대결 구도보다 상황이 더욱 꼬인 셈이 됐습니다.
친박계로선 원내대표 출마를 강행한 유 의원을 지지할 수도, 그렇다고 무시하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이 됐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제20대 당선인 122명 가운데 친박계는 60∼70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친박계가 지지표를 던지지 않을 경우 당선이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유 의원이 만약 1차 투표에서 저조한 성적으로 탈락해도 친박계로서는 골치입니다.
당장 '친박의 몰락'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그럴 경우 세력이 급격하게 위축되며 차기 전당대회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분석입니다.
유 의원은 국회 기자 회견에서 "나부터 탈계파하고 앞으로는 친박, 비박의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하겠다"며 개인 역량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20대 국회에서 4선이 되는 유 의원은 지난 제17대(2004년) 국회부터 연달아 당선된 데다 지난해 11월까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경력이 있습니다.
유 의원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3선 당선인인 이명수(충남 아산갑) 의원과 손을 잡았습니다. 충남권이자 중립 성향의 이 의원을 통해 표의 확장성을 꾀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입니다.
이에 맞선 유력한 후보로는 4선 고지에 오른 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과,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인이 있다. 이들의 출마 선언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 의원은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며 무엇보다 당내 유일한 서울 4선 당선인이자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게 강점입니다.
서울, 수도권에서 당이 참패한 데다 그 원인이 친박계의 무리한 '진박(진짜 친박) 후보' 공천 시도를 포함한 계파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은 만큼 일각에서는 당 수습을 이끄는 데 나 의원이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친박에 대한 반감이 커질수록 나 의원에게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 총선 기간 동료 의원들에 대한 지원 유세와 행사 방문을 통해 친분을 차곡차곡 쌓았다는 후문입니다.
중앙일간지 기자 출신인 정 당선인의 경쟁력도 녹록지 않다는 주장도 팽팽합니다.
선친인 정석모 전 내무장관이 박정희 전 대통령 정부에서 활동한 바 있어 박 대통령과 가깝다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전 최고위원이 물밑에서 지지한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데다 지난 2010년 이후 6년간 여의도 정치에 공백이 있어 최근 당 계파 갈등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으로 꼽히며 통상 중립 성향으로 분류됩니다.
또 역대 대선에서 충청권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오는 2017년 대선을 고려하면 전략적으로 충청권 인사를 전면에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렇게 계파 대결이나 지역 변수 외에도 20대 국회에서 캐스팅 보트를 쥘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의당 원내대표로 역전 노장인 박지원 의원이 추대된 것도 의원들의 표심에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한편, '원박(원조 박근혜)'이었지만 현재는 거리가 멀어진 한선교 의원은 "이번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이가 총선 패배를
내달 3일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의 과열 조짐과 함께 경선 이후에도 후유증을 남기며 계파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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