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오락가락 정책 행보를 이어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0일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약인 ‘삼성전자 자동차 전기장치사업 광주유치’에 대해 “삼성이 꼭 광주에 투자해주기를 간곡히 바라고, 우리도 광주시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6일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더민주 공약을 “5공식 발상”이라고 비난한지 불과 한 달 만에 뚜렷한 설명도 없이 당 입장을 바꾼 것이다.
윤장현 광주시장과 국민의당 광주 지역 국회의원 당선자들도 이날 첫 만남을 통해 삼성 미래차 사업 유치 등 지역 발전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국민의당 소속 광주 당선자들은 “광주시 발전을 위한 제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국민의당 호남 지지율(리얼미터 기준)은 지난주 대비 12.5% 폭락했다. 국민의당이 흔들리는 텃밭 민심을 잡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당은 최근 각종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바꿔왔다. ‘연립정부론’ 주장이 대표적이다. 박 원내대표와 이태규 비례대표 당선자 등은 총선 후 여야를 아우르는 연립정부의 가능성을 언급했었다. 그러나 당 안팎의 비판을 받으며 역풍을 맞자 지난 6일 연립정부 구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직은 더민주가 맡는 것이 민의다”고 했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실정을 인정하면서 협력을 구하면 국회의장직을 새누리당에 넘길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박 원내대표는 이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국민의당은 기고만장한 것도 아니고 저도 선을 넘은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가 오만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반성을 하고 있다”며 “우리의 잘못이다.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주요 당직 인선을 놓고도 혼선을 빚고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 9일 이태규 당선자를 원내당무부대표로 임명했으나 하루만에 “사전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선을 번복했다. 이 당선자는 당직을 오래 맡아와 쉬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공석인 전략홍보본부장·사무총장 등 요직을 놓고는 ‘안철수계’와 호남 의원들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안 대표와 가까운 김영환·문병호 의원 등 원외 인사들이 주요 당직을 꿰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호남 인사들은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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