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정치범수용소피해자가족협회(노체인·No Chain) 정광일 대표는 19일(현지시간) 오후 런던의 영국 의회내 한 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예전엔 장군님이라든지 수령님이라든지 존칭을 붙였다”면서 “지금은 북한 주민들과 전화통화를 하면 김정은을 친구 부르듯 ‘정은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는 영국 의회내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그룹(APPGNK)’이 장 대표로부터 ‘북한 정권의 정보 장벽 깨기’ 활동을 청취하려고 마련한 것이다.
그는 그동안의 활동을 소개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처음에 한국 드라마, 한국 영화, 해외 영화 등을 CD에 담아 북한에 몰래 들여보냈다. 차츰 북한 주민들이 호기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에 2012년부터 물량을 늘려 매월 CD와 USB 500~600개를 들여보냈다. 북한에 휴대전화기 보급이 확산하고 중국산 MP4 플레이어를 가진 주민들도 늘어나 지금은 이들 모바일기기에서 볼 수 있는 SD 카드도 추가했다.
또 콘텐츠에도 변화를 시도했다.
드라마와 영화뿐만 아니라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넣기 시작했다. 한국에 온 탈북자들이 정착한 모습이나 개방된 사회의 국민들이 살고 있는 모습들을 담았다.
김일성 찬양가를 ‘가드(신)’와 ‘신의 뜻’으로 개사해 만든 곡을 넣어보내자 반응이 좋다고 한다.
무역일꾼을 통해 이런 콘텐츠들이 몰래 북한에 들어가면 북한에선 상품화돼 매매가 이뤄진다.
장 대표는 “이제는 북한이 어느 정도 시장에 의존하다 보니까 단속에 걸리더라도 뇌물을 얼마 주고 풀려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북한은 워낙 닫힌 공간이어서 새로운 건 다 보고 싶어한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모든 게 새롭다”며 “SF 영화를 보내달라거나
장 대표는 “우리가 보낸 콘텐츠들을 보고 강요당한 삶을 알기 시작하다 보니까 ‘정은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 뿐만 아니라 심지어 ‘갸’라는 표현도 나온다”며 “예전 같으면 무서워서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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