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미래 스스로 결정하겠다"…마지막까지 '대권행보'
↑ 반기문/사진=연합뉴스 |
'대권 도전' 의사를 강력히 시사하면서 한국과 일본에서 '요란한 엿새'를 보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30일 출국길에 KTX 경부선 열차를 이용했습니다.
반 총장은 '유엔 NGO 컨퍼런스'가 열린 경주 신경주역에서 이날 오후 KTX 열차를 타고 동대구→대전→오송→광명→서울역을 거쳐 인천국제공항으로 직행한 뒤 공항에 잠시 머물다 뉴욕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습니다.
반 총장이 여권의 심장부인 대구·경북(TK) 지역, 자신의 출신지인 충청권, 그리고 대권의 승부처인 수도권을 잇는 경부선 라인을 통해 귀국길에 오른 것을 두고 마지막까지 '대권 행보'를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지난 25일 제주도에 도착해 방한 일정을 시작한 반 총장은 주요7개국(G7) 회의 참석차 1박2일간 일본에 다녀온 뒤 27일부터 서울→일산→안동→경주에서 '광폭 행보'를 선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반 총장은 승용차(서울→일산), 헬기(일산→안동)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했습니다.
반 총장은 지난 25일 방한 첫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가진 관훈클럽과의 간담회에서 "유엔 사무총장에서 돌아오면 국민으로서 역할을 제가 더 생각해보겠다"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반 총장의 관훈클럽 발언은 국내 정치권에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왔지만, 그는 30일 방한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국내에서 행동에 대해 과대해석하거나 추측은 삼가 달라"며 수위조절에 나섰습니다.
이날 신경주역에서 KTK에 탑승하는 반 총장을 향해 대권 행보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그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 뿐 일절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유엔 측 수행원들과 함께 열차 특실에 탄 반 총장은 3시간여의 탑승 시간 동안 업무를 보거나 휴식 취하면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 총장 일행이 전세를 낸 특실 칸 내부는 물론 앞뒤로 경호 인력이 배치돼 삼엄한 경계가 이뤄졌습니다.
한 매체의 기자가 반 총장이 자리한 열차 칸으로 접근하려 하자 문 앞을 지키던 경호원이 제지했습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반 총장이 탑승한 KTX 열차 안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의 방한 중 발언이 '대선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받아
두자릭 대변인은 "그(반 총장)는 다른 이들이 뭐라고 하는지, 추측을 듣지 말라고 했다"며 "앞으로 할 일에 대해 뭐라고 말할지는 자신만이 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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