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사실상 수교를 맺자고 강력하게 제의했는데 쿠바는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김명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양국 외교장관 회담은 애초 예정됐던 30분을 훌쩍 넘겨 75분간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병세 장관은 "양국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더욱 구체화시킬 시점이 다가왔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쿠바 측에 사실상 강력한 수교의사를 전달한 것입니다.
북한을 제외하면, 쿠바는 191개 유엔 회원국 가운데 한국과 수교하지 않은 3개 나라 중 하나입니다.
윤 장관은 이번 회담이 양국 관계 발전에 디딤돌을 놓았다고 평가했습니다.
▶ 인터뷰 : 윤병세 / 외교부 장관
-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 이러한 접촉을 계속 하고 다양한 레벨(단계)에서의 접촉을 갖기로…."
우리 측 제의에 쿠바는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쿠바 입장에선 북한이 '형제국 관계'인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쿠바는 1959년 사회주의 혁명 이후 우리 정부와 관계를 끊었지만 북한과는 1960년 수교한 뒤 우호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교가 안팎에선 북한의 '마지막 친구'로 여겨졌던 쿠바마저 한국과 외교장관 회담을 연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분위기와 맞물려 북한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MBN뉴스 김명준입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