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2일 시험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이 고도 1400여㎞까지 도달하는 등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 향상을 계기로 한반도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미·일의 북한미사일 공조 요구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23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무수단 미사일(북한 명칭 화성-10)의 시험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시험발사를 지켜본 뒤 “태평양작전지대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가 3000∼4000㎞로, 주일미군기지를 포함한 일본 전역과 태평양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가 유사시 한반도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을 겨냥한 무기로 꼽힌다. 중앙통신은 “시험발사는 탄로로케트의 최대 사거리를 모의하여 고각발사체제로 진행됐다”며 “탄도로케트는 예정비행궤도를 따라 최대정점고도 1413.6㎞까지 상승비행해 400㎞ 전방의 예정된 목표수역에 정확히 낙탄되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엔진 성능 면에서 기술적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한다”면서도 이번 발사를 성공으로 규정하는 데는 신중했다. 국방부의 관계자는 “무수단 미사일이 1단 추진체가 분리되지 않았다”며 “정상적인 미사일 발사 과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도적인 것인지 작동 오류인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무수단 미사일의 원조격인 러시아의 R-27은 1단 추진체가 연료를 모두 소모한 뒤 탄두와 분리되도록 제작됐다. 이 때문에 지난 22일 무수단 시험 발사시 고도 1413㎞까지 추진체와 탄두가 함께 상승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성공이라고 단언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실전 비행능력이 검증돼야 하며 최소 사거리 이상 정상적인 비행궤적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재돌입구간에서의 전투부 열견딤특성과 비행안정성도 검증됐다”고 밝혀 대기권 재진입 기술 보유를 주장했다. 탄도로켓 재진입체는 대기권을 이탈한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7000도 이상의 고열을 견디는 기술이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북한의 재진입 기술과 관련, “북한의 발표는 그들의 주장이고 우리는 북한이 재진입체 기술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분석이나 검증이 필요하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한미일 3국은 이번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정보 공유를 포함한 미사일방어체계의 상호보완성을 강화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말 하와이에서 열리는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림팩)을 앞두고 한미일은 미사일 경보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하는 등 미사일방어체계 공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수단 미사일 발사가 한미 양국이 진행 중인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논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무수단 미사일 발사로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사드 배치 논의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전군 주요지휘관 격려 오찬을 한 자리에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북한의 반발이 예기치 않은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북한의 도발이 두려워서 또다시 과거처럼 도발과 보상이라는 패턴을 반복하게 된다면 북한의 비핵화는 멀어지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도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북한이 변화의 길을 택할 때까지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도발하면 평소에 훈련한 대로 초기에 강력하게 응징해서 그 대가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군은 이날 전군지휘관회의를 열고 북 도발을 경고하면서 대응한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이 이런 도발을 지속한다면 완전한 고립과 자멸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제26차 원자력공급국그룹(NSG) 서울 총회 특별연설에서 “북핵 문제는 국제 비확산 체제의 최대 위협”이라며 국제사회가 분명하고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 참석 후 베이징 현지에서 전날 무수단 발사를 ‘핵탄두 운반수단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측 6자회담 차석대표를 맡고 있는 최 부국장은 이날 주중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는 우리가 미국이 어떤 핵전쟁을 강요해도 당당히 상대해 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기쁘다”면서 “미국이 핵무기로 조선(북한)을 위협하는 현 상황에서 우리는 그에 대처해 핵무기 능력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잇따른 무수단 발사로
[안두원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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