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잠룡 중 한명으로 꼽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6일 TK(대구·경북)의 심장인 대구를 방문해 ‘대한민국 리빌딩’을 주제로 강연했다. 개헌, 연정, 수도이전 등에 대한 정치 구상을 거듭 강조해 대선에 나설 준비가 다돼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남 지사는 이날 오후 경북대학교에서 시민과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경계를 넘어야 세상이 열린다’라는 토크콘서트 형식의 특강을 했다. 그는 대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정치적으로 재조명하고 “혁신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대구가 대한민국의 리빌딩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특히 야권 불모지인 대구에서 31년만에 야당 의원이 당선된 점을 언급하며 “이제는 TK도 지역 패권주의의 벽을 깨고,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한민국 리빌딩의 핵심 과제로는 ▲개헌을 통한 정치체제 개편 ▲대통령 4년 중임제·장관직 배분(연립정부) ▲한국적 협치형 대통령을 꼽았다. 정치체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변화는 ‘87체제’ 이후 3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TK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남 지사는 제안했다.
국가 발전을 위한 아젠다로는 수도이전을 제시했다. 남지사는 “2020년 경기도는 1700만명에 이르러 수도권인구는 전국인구의 60%에 육박할 것”이라며 “공간 구조조정을 통해 권력 구조조정을 이뤄야 한다. 국토균형발전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최근 경기도 지역 의원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는 수도권규제 해소와는 노선을 달리하는 발언으로 ‘영남권 신공항’문제로 실망감에 젖어있는 대구를 다독이는 제스처로 해석된다. 아울러 남 지사는 저성장, 청년실업 등 구조적 경제문제에 대한 경기도의 해결방안을 소개해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남 지사의 이날 강연은 역시 대권을 바라보는 발걸음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20대 총선 참패로 대권 주자 인물난이 심해진 가운데, 남 지사 또한 활동 엔진을 점차 가열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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