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달 박지원 비대위원장 “대통령, 남은 임기 성공 위해 탈당해야”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8일 “우리당이 ‘안철수 사당’으로 보이는 것은 부인하지 않겠다”며 “우리의 과제는 ‘안철수 사당’ 이미지를 빨리 벗어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장 취임 한달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혼자서는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부 인사들도 문을 두드릴 수 있게 당 정비 기초공사를 저의 경험과 경륜으로 철저히 진행하겠다”고 했다. 다만 박 비대위원장은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 영입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그 두 사람이 쉽게 움직일 처지는 아니다. 그들이 당 대표나 비대위원장 하려고 당으로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또 “당 정비가 마무리 될 때 저의 거취를 말 하겠다”고 못 박았다. 당 안팎에서는 박 비대위원장이 이르면 8월 말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정기국회를 원내대표로서 진두지휘 하려고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 대표를 노리고 있는 박 비대위원장으로서는 원내대표로서 활약하며 당권 준비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향후 당 정책 방향에 대해 박 비대위원장은 “추경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연계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누리과정과 추경 연계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최종 결정은 안 했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또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초당적인 입장에서 남은 임기를 성공한 대통령으로 마치려면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에서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탈당 후 ‘테크노크라트(전문적 지식을 가진 관료)’ 중심의 내각을 꾸리기 위해 전면 개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기자회견 직전 검찰이 박선숙·김수민 의원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데 대해 “취임 한달 기자회견인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검찰이 이렇게 국민의당으로부터 웃음을 앗아가 우울하다”고 토로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구속영장 재청구의 법적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김경진 의원은 “형사소송법 208조를 보면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동일한 범죄사유에 대해 재청구를 하지 못한다”며 “재청구 영장에 검찰이 기재한 내용을 보면 이전과 다른 중대한 증거가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의총 후 “검찰이 국민의당의 조직적 증거인멸 ‘가능성’을 가지고 재청구를 한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며 “우리당의 명운을 걸고 검찰이 관련 내용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조배숙·김동철·김경진·이용주 의원 등은 이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을 항의 방문했다.
[김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