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여야 국회의원들이 일본의 종전기념일(패전일)인 15일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대거 참배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한국 중국 등 주변국 반발을 의식해 직접 참배하는 대신 공물료를 봉납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대거 합사된 곳으로 일본 우익세력의 성지로 여겨지고 있다.
15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여야 의원 수십 명은 이날 오전 대거 야스쿠니를 찾았다. 이들 여야 의원들은 봄·가을 제사 때에도 어김없이 야스쿠니 참배를 해왔다. 아베 총리의 측근 중 한 명으로 보수우익 인사인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장관도 이날 야스쿠니에 참배했다.
다만 최근 개각에서 방위상에 임명된 우익 정치인 이나다 도모미는 아프리카 순방이 겹쳐 참배하지 않았다. 이나다 방위상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온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이지만, 방위상 자격으로 참배할 경우 주변국 반발이 커질 것을 우려해 이 기간에 맞춰 해외 출장을 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료를 봉납했다. 아베 총리의 공물료는 니시무라 야스토시 총재특별보좌가 대납했다. 그는 일본 언론에 “공물료를 내고 참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전사한 영령을 애도하고 명복을 빌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차 정권 수립 이듬해인 2013년 야스쿠니 신사에 직접 참배했다가 주변국의 거센 반발을 받은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이후 직접 참배 대신 공물료를 봉납해왔다. 이번에 아베 총리가 직접 참배하지 않은 것은 다음달 중국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일 간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을 의식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국 정부는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명의 논평을 발표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일본 정치인들과 공물료를 낸 아베 총리를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일본 정부 및 의회의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들이 일본의 침략전쟁 역사를 미화하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또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고 참배를 강행한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서울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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