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다음달 4~5일 이틀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제11차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내달 7~8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최되는 아세안(ASEAN) 회의에 연이어 참석한다. 이로써 러시아-중국-라오스로 이어지는 7박8일간의 다자외교 일정이 모두 확정됐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시작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한반도 주변 핵심국 정상들과 박 대통령간 연쇄 만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한미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빚어진 첨예한 외교갈등의 실타래가 이번 연쇄 회동을 통해 풀려 나가게 될지 주목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유엔 수장 자격으로 중국과 라오스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박 대통령과 면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18일 청와대에 따르면, 올해 G20 정상회의 주제는 ‘혁신, 활력, 연계, 포용적인 세계경제 건설’이다. 박 대통령은 참가국 정상들과 함께 세계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공조 방안을 논의하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글로벌 현안에 대해 우리 입장을 적극 개진할 방침이다.
이번 회의는 중국에서 열리는 만큼, 박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어떤 식으로든 조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다.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 양국이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어 양 정상 행보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아직 한중간 개별 양자 회담은 확정된 바 없다”며 “다만 G20 각종 회의 석상에서 만나는 일은 당연히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와 올해 각종 다자외교 무대에서 만나 매번 반가운 모습으로 인사를 나눴다. 때론 다자회의 일정중 시간을 따로 할애해 개별 양자회담을 갖고 협력 방안을 긴밀히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엔 사드 문제로 양국간 외교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어 양자회담 성사여부는 물론 G20 공식 미팅때 두 정상이 어떤 모습으로 인사를 나눌지 벌써부터 큰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올해 G20 정상회의에선 세계경제 저성장 극복을 위한 거시정책 공조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무역·통화 등 각국 거시정책 공조 방안과 함께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포용·혁신적 성장 방안, 글로벌 금융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금융안전망 강화 방안 등을 각국 정상이 논의할 계획”이라며 “위축된 세계교역 활성화를 위한 협력 방안도 심도있게 협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5개 주제(정책공조 및 성장을 위한 새로운 활로 개척, 글로벌 경제·금융 거버넌스, 국제 무역·투자, 포용적·연계적 개발(업무오찬), 반테러·기후변화 등 기타)별 세션으로 구성된다.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 이어 라오스로 날아가 제18차 아세안 회의에 참석한다. 먼저 내달 7일 제18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선 한국과 아세안 10개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 방안을 집중 모색할 방침이다. 아세안은 한국의 제2 교역 상대로, 지난해 교역규모는 무려 1200억달러에 달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로 촉발된 전세계 보호무역주의 움직임 속에 아세안이 한국의 대외 교역량 증진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로 급부상하고 있어 이번 회의가 큰 의미를 담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같은 날 열리는 제19차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선 역내 자유무역지대 등 아세안과 동아시아간 경제 공동체 창설 등에 대한 의견교환이 이뤄진다. 다음날엔 제11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열린다. EAS는 역내 안보문제를 다루는 회의인 만큼, 주한미군 사드배치와 중국·일부 아세안 회원국간 남중국해 갈등 등 첨예한 외교 문제를 빗겨가기 어려워 보인다.
중국과 라오스 둘중 어느나라에서가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이번 다자외교 기간중 한미·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대선 이전 마지막 다자무대인 만큼 이번 박 대통령과의 만남이 사실상 마지막 회담이 될 전망이다.
한편 박 대통령의 라오스 방문은 분냥 보라칫 라오스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위한 공식 방문 형식도 겸한다. 박 대통령의 라오스 방문은 1995년 양국 재수교 이후 우리나라 대통령 최초의 양자 공식방
[남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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