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대표, 노무현 전 대통령 '고희' 앞두고 봉하마을 찾아 묘역 참배
↑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3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습니다.
추 대표는 이날 오후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합니다.
8·2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후 현충원에 안장된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던 연장선이지만,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감안하면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추 대표는 2002년 노 전 대통령 선대위 국민참여운동본부를 이끌며 '희망돼지 저금통'을 들고 거리로 나가 성금을 모으는 등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대선 하루 전날 단일화했던 정몽준 전 의원이 지켜보는 앞에서 "우리에겐 추미애·정동영도 있다"고 말했다가 정 전 의원의 지지 철회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노 전 대통령이 아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2003년 민주당 분당 당시 열린우리당 합류를 거부하고 노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다가 역풍에 부닥쳤고, '참회의 3보1배'에도 낙선의 쓴맛을 봤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며 끊임없이 화해를 시도해 2012년 문재인 후보 선대위의 국민통합위원장, 작년 문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으로 발탁되기도 했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추 대표의 봉하마을 방문 이튿날인 다음 달 1일은 노 전 대통령의 생일입니다. 노 전 대통령이 생존해 있다면 고희가 됩니다.
추 대표의 봉하마을 방문은 이런 일련의 친노(친노무현)와의 정치적 화해 제스처의 연장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입니다.
전대에서 친노·친문(친문재인) 세력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당선된 데다 당 지도부가 친문 인사로 채워지고 문 전 대표가 유력한 대선 후보라는 상황도 추 대표의 봉하마을 방문을 눈여겨보게 되는 포인트입니다.
추 대표의 거듭된 노 전 대통령 측과의 화해 시도가 그의 당내 입지를 넓혀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봉하마을 방문이 부산·경남(PK) 공략이라는 차원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과거 '야도'(野都)로 불렸을 만큼 야당의 전통적인 텃밭이었지만, '민주당'의 호남당 이미지 때문에 보수 정당이 우위를 점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 4·13 총선에서 이례적으로 7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등 약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추 대표도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호남 못지않게 PK 민심을 잡는 게 급선무로 인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은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이지만, 문 전 대표의 근거지이기도 합니다.
마침 문 전 대표도 전날 녹조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부산 을
특히 이 지역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고향이기도 해 내년 대선에서 분할된 야권표심을 두고 치열한 전장이 될 가능성이 큰 곳입니다.
추 대표는 다음 달 1일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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