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KTX에 탑승해 '달리는 열차영화관' 이용해 보신 분들 계실 겁니다.
코레일이 2007년 KTX 열차 객실 한 칸을 영화관처럼 고쳐 운영해 왔는데요.
야심 차게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어느 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습니다.
무슨 영문 인지, 신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7년 코레일이 세계 최초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도입한 KTX 영화 객실입니다.
무려 56억 원을 투입한 사업으로, 코레일과 민간기업 씨네우드가 공동 투자했습니다.
적지 않은 투자액에 국민 혈세만 26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 스탠딩 : 신혜진 / 기자
- "하지만 이용객이 줄면서 지난해부턴 이렇게 일반 객실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승객들의 발길이 뚝 떨어진 건, 예고된 일이었습니다.
영화상영 시간은 보통 2시간이지만, 운행시간이 그보다 짧은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 인터뷰 : 김성화 / KTX 승객
- "제가 울산까지 가는데 영화를 다 못보고 내린 적이 많아서 아쉬웠어요."
KTX일반실 운임에 영화관람료 7천 원을 추가로 낼 이유가 딱히 없는 겁니다.
실제로 KTX 영화객실 이용률은 2012년부터 계속 감소하다 2014년엔 23%까지 떨어졌습니다.
10자리 중 2자리만 태운 꼴입니다.
결국, 1년 전 서비스는 중단됐지만, 애물단지가 된 영화 설비들은 여전히 방치된 채로 열차는 달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코레일 관계자
- "장비 자체가 노후화가 됐기 때문에 누가 살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매각이든 재활용이든 검토를 해야겠죠."
▶ 인터뷰 : 전현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 "한 치 앞도 예측 못 하는 철도서비스 정책으로 혈세가 낭비되고 이용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만큼 책임규명과 함께…."
보다 장기적인 철도 정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MBN뉴스 신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