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장실에서 진행된 정세균 국회의장,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의 면담에서 2017년 1월 중순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비공개회동에서 정 원내대표가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결심한대로 이를 악물고 하라”는 메시지를 반 총장에게 전달하면서 반 총장의 대권 발걸음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30여분 간 진행된 지난 15일 비공개회동에서 반 총장은 “귀국은 언제 하느냐”는 우 원내대표 질문에 “(내년)1월 중순 이전에는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대권의 ‘대’ 자도 안나왔다”면서도 “그래도 이심전심으로 전해지는 것이 있어 나름대로 뭔가 판단이 되지 않았나 싶다”는 발언으로 반 총장의 대권 출마를 사실상 인정하는 뉘앙스를 보였다. 우 원내대표 역시 “1월에 오신다는 것은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는가”라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 역시 “정 원내대표가 세게 (대권 경쟁 참여를) 권했더니 싫지 않은 표정으로 듣고 있더라. 하루라도 빨리 귀국하고 싶은 심경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의장, 정 원내대표, 우 원내대표, 박 비대위원장이 16일 미국 뉴욕총영사관에서 가진 뉴욕 특파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도 반 총장 발언의 해석을 놓고 여야 원내대표 간 치열한 신경전이 오갔다.
비공개 회동 당시 정 원내대표가 반 총장에게 “국제무대에서 쌓은 반 총장의 소중한 경험과 경륜을 한국의 난제들을 해결하는데 써달라”고 언급하자 반 총장이 싫지 않게 반응한 장면을 두고 박 비대위원장은 “강한 출마 의사를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정 원내대표는 “비공개회담 중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사무총장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데 중점을 뒀을 뿐 퇴임 후 활동을 염두에 둔 인상은 못받았다”고 말했다.
김종필 전 총리가 메시지를 통해 반 총장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반 총장이 충청권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정 원내대표를 통해 “내가 비록 힘은 없지만 마지막으로 혼신을 다해 돕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비공개회동에서 반 총장은 ‘핵무장론’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서울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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