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
4일 MBN의 보도에 따르면 2013년 말 청와대 핵심 수석비서관이 CJ그룹 최고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미경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를 요구했다.
MBN이 보도한 녹취록에서 청와대 수석은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며 이 부회장의 조속한 퇴진을 강조했고 CJ그룹 관계자가 대통령의 뜻이냐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7분간 이어진 이 녹취록에서 해당 수석은 “지금도 늦었을지 모른다”며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거듭 요구했다.
그러면서 “수사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고 CJ그룹을 압박했다.
이에 CJ그룹 관계자는 “부회장님이 외압에 굴복하지 않겠다고…”라고 말하며 이같은 요구를 즉시 수용하지 않았다.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경제계 일각에서 CJ의 일부 문화·예술 사업이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CJ그룹 계열사 채널의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박 대통령의 풍자 내용을 담았고 CJ가 기획·투자·배급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좌파 영화’라는 평이 이어져 박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2014년 여름 해당 수석이 경질되고, 얼마 안 있어 이 부회장도 이듬해 건강검진을 받는다며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이 부회장은 현재까지 미국에 머물며 CJ그룹 경영 일선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장례식 당시 잠시 귀국하긴 했지만, 2년째 중국과 미국을 떠돌며 사실상 유랑 생활을 하고 있다고 MBN은 전했다.
이번 녹취록 공개에 대해 CJ그룹은 “사실 확인중이다”며 말을 아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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