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담화에도 냉랭한 민심…친박·비박 갈등 최고조
↑ 박근혜 대통령 담화/사진=연합뉴스 |
'최순실 사태'로 지지율이 급락한 새누리당이 지도부 책임론을 둘러싼 자중지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세 번째 사과까지 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며 "대통령이 상황의 심각성을 여전히 모르신다면 여당 의원으로서의 고뇌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적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당내 '투톱'을 형성해온 정진석 원내대표마저 이 대표의 사퇴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서, 새로운 변수가 될 지 주목됩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의 딸 결혼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게 '당신 물러나라'는 말은 못하는 것이지만, 당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며 "우리 지도부로는 좀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가 모두 물러나는 게 좋다"며 "이 체제로는 갈 수 없지 않겠냐. 일신해야 한다"고 '동반사퇴'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미 전날 의총 도중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마치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당내에서 현 지도부가 임기를 채워야 한다는 의견이 계파를 불문하고 거의 없다는 점에서 시기를 못 박지 않은 정 원내대표의 발언은 원론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가 이날 이 대표와 자신의 '동반사퇴'를 거론한 대목은 예사롭지 않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당초 중립 성향이었던 정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개회 이후 대야 투쟁과 최순실 파문 속에서 줄곧 친박 지도부와 호흡을 같이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사퇴 거론은 이 대표에게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지도부 퇴진을 요구해온 비박계로서는 상대적으로 힘을 얻는 측면이 있습니다.
의총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갈 정도로 감정이 예민해진 친·비박계는 박 대통령과 여야대표 회담,
또 이날 열리는 대규모 집회에서 민심 이반이 한층 뚜렷이 확인되거나 박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직접 연루된 것으로 결론 내려질 경우 여권의 내홍도 걷잡을 수 없게 번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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