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와 팔팔정에 이어 리도카인 등 국소마취제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는 해당 약품 구입은 미용 시술 때문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 받은 청와대 의약품 구매 현황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는 2014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총 764건의 의약품을 구매했다.
청와대는 의약품 중 주사제를 가장 많이 구입했다. 2014년 6월 태반주사 멜스몬을 50개 구입했으며 2015년 4월, 11월, 12월에는 녹십자웰빙의 태반주사 라이넥을 150개 구입했다.
또 감초주사라 불리는 히시파겐씨 주사약을 두 차례에 걸쳐 100개 구입했다. 마늘주사(푸르설타민 주사약) 50개, 백옥주사(루치온 주사약) 60개도 구입했다. 이 밖에도 비타민 주사약 9종을 1080개 사들였다.
이와 함께 리도카인염산염수화물, 엠라5%크림 등 4종의 마취제 180개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도카인은 정맥에 주사하는 국소마취제의 일종으로 심실성 부정맥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도카인은 일명 ‘칙칙이’로 불리는 사정지연제 ‘리도카인 스프레이’와도 연관이 있다. 약을 바른 부위의 감각을 무디게 만들어 사정을 지연시키는 원리다.
하지만 청와대에서 구입한 리도카인은 피부에 직접 바르는 약품이 아닌 주사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손상된 피부와 신경 등에 바를 경우 조직 손상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바르는 것으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청와대는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도 2014년과 2015년 11월에 각각 20개씩 구입했다.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는 프로포폴과 비슷한 백색의 주사제로 수면 내시경 등 전신마취가 필요한 시술에 쓰이는 의약품이지만 향정신성의약품으로는 지정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 밖에도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와 불면증 치료제인 서카딘(멜라토닌), 전립선비대증과 탈모 치료제인 프로스카(피나스테리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칸디다증 치료제인 스포라녹스캡슐(이트라코나졸) 등도 포함됐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 구입에 대해 “이 약품은 신속 기관 삽관을 위한 응급 약품으로 의무실장이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필수 약품”이라며 “초응급상황이 발생할 때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일종의 근육 진정제”라고 해명했다.
리도카인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리도카인은 열상 등 외상 처치 시 통증 감소를 위한 국소 마취용”이라며 “의무실에서는 피부 미용 시술을 할 수도 없고 능력도 없다”고 말했다.
또 국소마취제 엠라5%크림에 대해서는 “피부과와 성형외과 시술에 주로 쓰이고 다른 용도로는 잘 쓰이지 않는 약품은 아니다”라며 “주사바늘 삽입시 또는 표재성 외과적 처치 시 피부의 표면 마취를 위해 사용되는 약물로 짧은 시간 통증 완화를 도모할 수 있는 약제”라고 답했다.
비아그라
[디지털뉴스국 서정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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