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대학생, 교수 등 26일 서울 광화문 제 5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사회 각계각층의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박근혜 하야 전국 청소년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부터 보신각에서 ‘3차 청소년 시국대회’를 열어 박 대통령 퇴진과 국정교과서 폐지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청소년 1000여명(경찰 추산 400여명)은 눈과 비가 섞여 내리는 가운데서도 색색 우비를 입고 참석했다. 이들은 ‘박근혜 하야’, ‘국정교과서 반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서 “청소년이 명령한다 박근혜는 하야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한 여학생은 “광화문에 나온 어른들에게 왜 이제야 나타났는지, 그동안 어디에 계셨는지 묻고 싶다”며 “대통령이 그 자리에 오르기 전에 움직이셨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박근혜 대통령이 나타나 또 다른 참사를 만들어 갈지도 모른다”면서 “더 이상은 과거의 잘못이 반복돼서는 안 되며 그럴 때마다 지금 처럼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온 고3 여학생은 “어른이 됐을 때 청소년들이 우리처럼 거리에 나오지 않게 하려고 4번째 상경한 것”이라며 비아그라를 고산병 때문에 샀다는 청와대 해명에 대해 “고질병적인 거짓말로 박 대통령은 하야해서 청와대를 비우그라”고 외쳐 큰 호응을 받았다.
전국 대학생들로 구성된 대학생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 자유발언대를 마련해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서울대와 연세대, 중앙대, 숭실대 등 서울권 대학을 비롯해 전국 대학에서 참여한 학생 수백명은 광장에 만든 발언대에 올랐다. “어제 청와대 200m 앞까지 갔다왔다”면서 말문을 연 한 서울대생은 “비록 청와대에는 못 갔지만 청와대와의 거리가 줄어든 만큼 박근혜 대통령 퇴진까지의 거리도 줄어들었을 것”이라면서 “이달 31일 동맹휴업에 많이 참가해달라”고 외쳤다.
‘미스박’, 닭년‘ 등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표현이 때로는 여성혐오적으로 흐르는 측면이 있음을 꼬집는 대학생도 있었다. 인권학생연대 소속 김지수씨는 “또 다른 약자에 대한 폭력과 공격인 여성 혐오적인 표현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박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다”면서 “여성 등 다양한 소수자들도 함께하는 민주주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교수들도 캠퍼스를 벗어나 광화문으로 뛰쳐나와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 ‘박근혜 즉시 퇴진과 민주평등의국가시스템 구성을 촉구하는 전국교수연구자 일동’ 20여명은 이날 오후 종각에서 ‘제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우리 교수 연구자들은 지식인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절감하면서 주권자 국민의 뜻을 받들어 범죄자 박근혜는 모든 권력을 주권자 국민에게 봉환하고 즉시 퇴진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대 교수 100여명은 이날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서울대 교수 일동‘이라는 깃발을 들고 광화문 범국민대회에 참여한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승려 100여명도 “헌정을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한 박 대통령은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갈색 가사를 두른 스님들은 연꽃 모형 촛불을 들고 목탁을 치면서 ’박근혜 퇴진‘ 이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촛불 모형에 불을 밝히고 커다란 북을 앞세운 채 청와대 방면으로 줄지어 행진했다.
변호사들로 구성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전국변호사비상시국모임‘도 이날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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