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나홀로 탈당’으로 무소속 신분이 된 김용태 의원을 29일 여의도 모 식당에서 만났다. “요즘 참 춥다”고 운을 떼자, 그는 “(당을) 나오면 춥다. 그래도 촛불을 든 국민들과 함께 간다고 생각하면 마음은 편하다.”며 웃었다.
‘서울 속의 호남’으로 불리는 양천(을)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내리 3선을 따낸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여권 내 돌격대장 역할을 자임했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탈당과 탄핵을 여권 내에서는 가장 먼저 주장했다. 청와대와 친박계 지도부가 꿈쩍하지 않자 집권 여당을 가장 먼저 떠난 것도 그다.
요동치는 정국 속에서 김무성·유승민 의원같은 비박계 수장들이 일단 ‘당 잔류’로 방향을 잡으면서, 원외에 깃발을 꽂은 김 의원은 머쓱한 처지가 됐다.
김 의원은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새누리당에서 한 명도 탈당하지 않을 수 있다”며 “현역의원 20명 이상 세력이 모이면 보수신당 창당을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무소속으로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충 눈치봐서 복당하거나 야당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제3지대라고 주장하는 국민의당도 지역기반에 의지한 정당으로, 내가 꿈꾸는 정치와 다르다”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구태의연한 새누리당을 보며 중순부터 탈당을 고심했다. 자동차 영업사원인 김 의원의 고교동창은 저녁자리에서 “용태야, 국민들이 대통령과 여당에 이렇게 화를 내는데 너라도 뭘 해야하는거 아녀?”라며 소주잔을 따랐다. 며칠만 더 기다려보자며 만류한 비박계 인사들에게 “더 이상은 못 미루겠다”고 말한 것도 이 즈음이다.
김 의원은 “당 개혁과 보수 혁신을 주장하는 비박계들 중에 누구도 자기 희생을 하려는 사람이 없더라”며 “내가 먼저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탄핵과 검찰수사 수용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법적 절차가 우선이고 정치적 타협은 나중이라는 얘기다.
김 의원은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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