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에 대해 집중 추궁 받았으나 모르쇠로 일관하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박근혜 정부서 최장수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최 씨의 국정농단과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해 증언할 핵심 증인으로 꼽혀왔으며 탄핵 정국 이후에는 박 대통령에 조언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7일 국회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김 전 비서실장은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 못해 오늘날 이런 사태가 된데 대해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 김 전 비서실장을 ‘법률 미꾸라지’라고 부른다는 지적에는 “제가 부덕한 소치”라고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의 집중 포화 속에서도 전혀 위축되는 모습 없이 꿋꿋이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최 씨를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또 “자꾸 다그치시는데 최순실을 제가 알았다면 뭔가 연락을 하거나 통화라도 한 번 있지 않겠나”라며 “검찰에서 조사해보면 다 알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당일 머리 손질하는데 90분을 허비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공식적인 일은 알고 있지만 관저 내에서 일어나는 사사로운 생활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또 “당시 안보실장이 계속 보고를 드리고 있어 대면보고 하지 않았다”고 밝혀 직무유기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故)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이 남긴 비망록도 김 전 비서실장을 추궁하는데 집중 거론됐다.
비망록에 기록된 ‘세월호 시신 인양 포기’를 지시했냐는 질문에 “그런 지시를 내린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저도 자식이 죽어 있는 상태인데 왜 시신 인양을 하지 말라고 하겠나”면서 “노트를 작성할때 작성하는 사람의 주관적 생각도 가미돼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거듭 부인했다.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 인선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이 “대통령의 3차 담화에 조언했나”고 묻자, 김 전 비서실장은 “밖에서는 이 모든 수습을 김 아무개하고 저를 거명하는 보도를 봤는데 지난번 상임고문과 전직 국회의장이 처음에 한번 불려가서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고 그때 다녀온 외에는 전혀 이 건에 관여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전 비서실장이 완강히 버티자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김기춘 증인 당신은 죽어서 천당 가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반성을 많이 하라”고 비난했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도 “김영한 전 수석이 날조·거짓 소설을 썼단 얘기인가. 국민 앞에 진실을 말하십시오”라고 목소리 높였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불출석에 대해서는 “저도 사실 고령이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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