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등장하면서 각종 의전과 관련해 일부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2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돼 고건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직을 맡았을 때도 웃지 못할 장면들이 수차례 벌어졌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불과 5일 후인 지난 2004년 3월 17일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행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 직무가 정지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신해 고 권한대행이 참석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군 통수권자로서 의전을 받는 자리에 처음 참석한 것이다.
전례가 없는 일이라 일단 고 권한대행을 어떻게 부를지가 문제가 됐다. 고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그의 직함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라고 썼다. 언론에서도 처음에는 고 권한대행을 ‘대통령 권한 대행 고건 총리’ 또는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등으로 불렀다가 나중에야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고 권한대행’으로 굳어졌다.
정부 공식행사에서는 대통령에게 ‘님’을 붙여 ‘대통령님’이라고 호칭하는 경우가 잦다. 공사 졸업식에서 고 권한대행에 대한 호칭을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님’,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님’,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세 가지 안을 고민하다 결국 총리실은 ‘님’과 ‘국무총리’를 뺀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사생도들의 경례 구호도 ‘대통령님께 받들어 총’에서 ‘대통령 권한대행께 받들어 총’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또 있었다. 공사 졸업식에서 졸업생 중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을 시상해야 하는데 대통령상을 그대로 대통령상으로 줄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결국 상장 말미의 시상자 문구만 ‘대통령 노무현’ 대신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고건’으로 바꿨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총리직도 겸하기 때문에 대통령상도 고 대행이, 국무총리상도 고 총리가 1인 2역으로 시상을 했다.
군 부대에서는 부대에 걸린 대통령 사진도 권한대행의 사진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다. 당시 국방부는 대통령의 직무만 정지될 뿐 신분은 유지된다는 점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을 그대로 걸어두기로 했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브라질에서도 탄핵안 가결로 직무정지 상태였던 대통령에 대한 의전 논란이 있었다.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국회의 탄핵심판 개시 결정으로 직무가 정지되자 부통령이었던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권한대행을 맡아 리우 올림픽 개막선언을 하기로 결정됐다. 논란은 귀빈석 자리 배치를 하면서 호세프 전 대통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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