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시계가 내년 5월로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권 잠룡들이 개헌·호헌파로 서둘러 입장을 정하고 세력규합에 나섰다.
'최순실 특검‘이 이르면 내년 2월말 수사를 마치면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최종 심리해서 내년 3월 13일 이정미 재판관 임기만료 전까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이후 60일 이내에 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대권 잠룡들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개헌파로는 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내 비문재인계 등이 대표적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개헌쪽으로 서서히 쏠리고 있는데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 비주류뿐만 아니라 친박계 마저도 개헌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개헌을 논할 때가 아니다‘며 독자행보에 나선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호헌파라는 반문 스크럼에 포위되는 양상이다.
손학규 민주당 전 고문은 13일 오후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혁적 개헌을 표방하면서 개헌론자들을 끌어들이는 대규모 출정식을 가졌다. 국민의당 대권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해 김동철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도 자리를 함께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개헌은 필요하며 논의는 시작할 수 있다“며 ”그런데 실제로 개헌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지 우려를 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실적인 방법으로는 다음 대선 때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워 그 과정에서 치열하게 논의하며 결론을 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과도 손잡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안 전 대표는 ”우리 정치가 이렇게 흘러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손 전 고문과) 함께하고 있다“며 ”촛불민심에서 나타난 것처럼 기득권 체제를 개혁하는 등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손학규 전 고문의 출정식에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를 비롯해 이종걸·박영선 의원 등 당내 비문재인계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잠룡인 김부겸 의원은 개헌과 국가대개혁을 정국수습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조속히 개헌특위가 가동되어 각 분야의 개혁과제에 대한 논의가 속도있게 진행되어야 한다“며 ”우리 시대가 해결해야할 국가 대개혁과제를 어떻게 헌법에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국민대토론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이어 ”겸손한 마음으로 개헌을 통한 국가 대개혁으로 촛불 시민혁명을 완수하는 데 헌신하겠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주류인 친박계 역시 개헌열차에 탑승했다. 이들은 이날 '혁신과통합 보수연합’발족식을 갖고 ”5년 단임제 제왕적 대통령의 구조적 폐해를 개선하기 위해 국민만을 위한 국가개조 개헌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는 개헌보다는 박 대통령 퇴진에 우선순위를 뒀다. 문 전 대표는 ”개헌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개헌을 말할 때가 아니다“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오래된 적폐에 대한 청소,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대해 논의할 때“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싱크탱크인 국민성장 정책공간 주최 토론회에서 사실상 대선비전을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우리 사회 불평등, 불공정, 부정부패 등 3불과 이제는 결별해야 한다“며 ”새로운 대한민국
이를 위한 세가지 과제로 △재벌개혁, 행정개혁, 언론개혁, 입시개혁 등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는 공정국가 △국민의 생명과 안정을 다른 어떤 가치보다 우선하는 책임국가, △ 적대와 분열을 넘어서는 협력국가 등을 제시했다.
[강계만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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