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계가 13일 오후 ‘혁신과통합 보수연합’ 발족식을 열고 단일대오를 구축했다.
이들은 창립 선언문에서 “국민과 당을 분열시키는 배신의 정치, 분열의 행태를 타파하겠다”며 “재창당 수준의 완전히 새로운 보수 정당을 만드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 전반에 만연한 좌파 세력의 허구성에 대항해 보수세력 대연합을 실현하고 정권 재창출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또 “5년 단임제 제왕적 대통령제의 구조적 폐해를 개선하기 위해 정치적 이해를 배제하고 ‘국가 개조 개헌’에 앞장서겠다”며 개헌론을 전면에 앞세웠다.
서청원 의원은 인사말에서 “대통령을 칭찬하던 사람들이 야당보다 앞장 서서 어느날 갑자기 침을 뱉는 것은 (예의가)아니다”라며 “어려울 때 남을 죽이고 내가 살려는 사람은 오래 못간다”고 비박계를 비난했다. 이어 친박계를 향해 “여러분이 보수의 가치를 높일 기반을 닦아야 한다”며 “그날까지 내가 울타리가 되고, 노병이 사라지듯 사라지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족식에는 모임에 이름을 올린 친박계 55명 가운데 34명만 참석해 아직 ‘눈치’를 보는 의원이 상당수 있다는 점도 엿보였다.
어쨌든 친박계가 비박계를 축출하고 당권을 장악하기 위한 3단계 시나리오는 예상보다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오는 16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를 정진석 원내대표 후임으로 뽑아 원내 지도부를 장악하는 게 1단계다. 약속대로 21일께 이정현 대표가 물러나더라도 전국위원회를 즉각 소집해 친박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2단계 전략이다. 이어 당 윤리위원회나 의원총회를 이용한 비박 핵심 축출이 3단계다. 그 다음엔 재창당과 대선후보 경선 준비 등에 착수할 전망이다.
이미 친박계는 ‘배신자’로 규정한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출당시키기 위한 정지작업에 돌입했다. 당원들에 대한 징계 결정권을 지닌 윤리위는 위원을 최대 15명까지 둘 수 있는데 현재는 7명 밖에 선임돼 있지 않다. 조만간 당 윤리위원회를 친박 중심으로 재편하면 강제 출당도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에 앞서 비박계 일부가 자진 탈당하면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을 수도 있다.
비박계 개별 의원에 대한 압박도 강화했다. 이장우
[신헌철 기자 / 추동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