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최순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최순실 녹취록을 추가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정현식 전 K스포츠 사무총장이 재단의 실소유주가 최순실이며,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자신에게 SK에 80억원을 요구하도록 했다고 폭로한 사실을 알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사전모의한 정황이 담겨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최씨는 “사무총장이 뭐라고 얘기했다는 거야. 내가 SK에 들어가라고 했다고?”라고 물었고, 상대방은 “네. 최순실 씨가 지시했고 박헌영 과장이 기획서를 만들고 박헌영 과장하고 본인하고 그 기업을 방문했고 안종범 수석이 또 확인 전화가 왔다. 잘 됐냐고. 이거를 다 얘기한 겁니다. 벌써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이라고 답했다.
이에 최씨가 “그럼 어떡하나”라고 걱정을 하면서 “정 총장이 얘기하는 것을 왜 못 막았냐”고 질책하자 상대방은 “정동춘 이사장과 김필승 이사 등도 막으려 했지만 본인이 너무 완고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최씨는 “얘기를 좀 짜보라”고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무슨 감정으로 얘기를 했는지”라며 불쾌함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안 전 수석을 ‘안’이라고 지칭하며 “안은 지금 뭐라고 그러느냐”고 확인했다. A씨는 “안 수석은 어제 기사로는 교체 얘기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녹취록을 공개한 뒤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정동춘 전 K스포츠 이사장을 향해 “무엇인가 감추려고 한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정 전 이사장은 “아니다. 막으려 한다는 것은 주관적 판단으로 보인다”며 “정 사무총장은 제게 ‘청문요청이 오면 숨김없이 말하겠다’고 말했고 저도 더 이상 토 달지 않고 소신껏 하라고 답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날 K스포츠 재단의 ‘특검 및 국정조사 대응방침’ 문건도 공개했다. 문건에는 특조위 소속 의원들의 성향을 분석해 ‘요주의 인물’이나
정 전 이사장은 ‘누가 이것을 건네줬나’는 박 의원의 질문에 “제가 직접 작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의원은 “이 지침을 본인이 작성했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위’로부터 전달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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