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구치소 청문회와 관련해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최은미 기자.
구치소에서 국회의원들을 만난 최순실은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 답변 】
최순실이 수감된 방까지 직접 찾아간 것은 아니고요.
구치소 수감동 내 접견실에 의원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최순실이 들어오면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고 합니다.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입만 내놓고 있다가, 의원들이 지적을 하니까 그제서야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벗었다고 하고요.
청문회가 끝나고 돌아갈 때 의원들과 차례로 악수를 하면서 한 의원이 "그래도 살아야죠"라고 말하니 또 다시 울면서 청문회장을 나섰다고 합니다.
【 앵커멘트 】
최순실을 가까이에서 접한 의원들 이야기도 좀 들어봤나요?
어떤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까?
【 답변 】
반성의 기미가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입니다.
한 의원은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면서 표정 자체에서 '왜 내가 여기 앉아 있어야 하는지' '왜 구속이 돼야 하는지' '내가 뭘 잘못했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단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 앵커멘트 】
구치소 청문회가 성사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죠?
구치소 측과 의원들의 실랑이도 대단했던 것 같은데요.
【 답변 】
최순실이 자신의 모습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청문회에 응했다면서 구치소 측이 의원들의 휴대전화를 맡겨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인데요.
이 과정에서 의원들은, 구치소가 아니라 최순실 보호소라고 강하게 비난했지만, 구치소 측이 끝까지 물러서지 않으면서 결국 휴대전화를 모두 반납한 상태에서 청문회가 진행됐습니다.
그리고요, 이런 실랑이가 계속되는 동안 이미 최 씨는 감방에서 나와 의원들이 대기하는 접견실 바로 옆 방에 대기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구치소 측은 마치 이제부터 감방에서 데려와야 하는 것처럼 이야기했고요.
미심쩍었던 의원들이 방 문을 열어보자고 했더니 기동순찰대가 나타나서 의원들을 밀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합니다.
【 앵커멘트 】
같은 시간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진행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청문회에서는 예상을 뒤엎는 폭탄 발언이 쏟아졌어요.
탄핵 심판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은데요.
【 답변 】
헌재가 심판 중인 대표적인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 중 하나가 각종 기밀문건을 청와대 직원을 통해 최씨에게 누설한 부분입니다.
국정운영을 비선조직에 의존했다는 것으로, 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가능한데, 박 대통령의 수족이라고 할 수 있는 정호성 전 비서관이 이를 인정한 셈입니다.
행정부와 공공기관장 인선에 최씨의 입김이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 부분도 중요한데요.
헌법 7조에 명시된 직업공무원 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대통령에게 부여된 공무원 임면권을 남용한 것으로 헌재 심리에서 유의미한 증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머리를 손질한 것도 헌법 10조가 정한 생명권 조항에 위배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청문회장에 나온 정호성 전 비서관과 안종범 전 수석의 모습은 어땠었나요?
【 답변 】
정 전 비서관은 3시간의 청문회 내내 차분했다고 합니다.
휴대전화를 검찰에 압수수색 당했을 때 울었던 것으로 전해지거든요.
의원들이 왜 울었냐고 물으니, "제 진술서를 보셨네요"라고 대답하며 웃는 여유도 보였다고 합니다.
검찰 수사 초반에는 식사도 거르고, 운동도 하지 못하다 최근에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는 게 만난 의원들의 설명입니다.
사진을 한 장 준비했는데요.
두 사람은 최순실과 달리 의원들의 촬영 요청에도 응했다고 합니다.
바로 저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