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를 편법으로 인상해 수백억원을 나눠주고 심지어 골프장에서 이사회를 여는 등, 공공기관들의 방만 경영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황주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터뷰 : 성용락 / 감사원 제1사무차장
-"다수 공공기관에서 인력 채용비리, 인건비 편법인상, 자회사 남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등의 사례가 적발되고 있어 공공기관의 방만경영 실태가 매우 심각한 실정인 것으로..."
감사원이 지난 10일부터 대규모 감사 인력을 투입해 31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경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 속칭 '신이 내린 직장', '신이 다니고 싶은 직장'등으로 일컬어오던 공기업의 백태는 한마디로 가관이었습니다.
먼저 인건비를 편법으로 인상해 수백억원을 부당하게 지급한 경우들이 눈에 띕니다.
한국마사회는 시간외 근무수당을 기본급으로 전환해 초과근무 시간에 관계없이 234억원을 부당 지급했습니다.
중소기업은행도 2005년 전 직원에게 모두 100억원의 시간외 근무수당을 편법 지급했고, 2006년과 2007년에 부당 지급한 수당이 250억원에 육박했습니다.
경영진이 업무추진비용을 물쓰듯 남용한 사례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로 지적됐습니다.
인터뷰 : 성용락 / 감사원 제1사무차장
-"정부지침에 위배하여 법인카드를 유흥성 경비나 골프접대비 등으로 집행하거나, 업무추진비를 직무와 무관한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증권예탁결제원 임원들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유흥주점, 나이트클럽 등 유흥비와 골프접대비, 상품권, 보석구입 등으로 8억4천여만원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통상 청사 내에서 여는 이사회를 제주도의 골프장, 고급 리조트에서 이벤트 기획사를 통해 개최하면서 행사비로 무려 9천7백만원을 쓴 사실까지 드러났습니다.
한전KDN 모 감사는 개인 용도의 휴가비, 옷값, 기름값 등 2천여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충당했습니다.
인사청탁을 통한 채용 비리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고질병입니다.
한국조폐공사는 2005년과 2007년 신규채용 당시 청탁을 받고 자격증 점수를 조작해 666등이던 사람을 45위로 둔갑시켜 합격처리했고, 석탄공사도 2007년 공채 때 경력증명서를 위조해 10명을 부당채용했습니다.
감사원은 이번 결과에 따라 해당 임직원을 엄중 문책하는 한편 감사 단계를 확대해 올 하반기에는 지방공기업 경영실태에 대해서도 감사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황주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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