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이틀째를 맞아 한국과 미국이 북핵 검증의정서와 대북 중유 지원을 연계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나타내면서 회담 분위기가 급랭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의장국인 중국이 북핵 검증과 관련한 초안을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에 회담이 오늘 분수령을 맞고 있습니다.
베이징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엄성섭 기자
【 기자 】
6자회담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캠핀스키 호텔입니다.
【 질문 1 】
회담 이틀째를 맞고 있는데, 한국과 미국이 강경입장을 나타내고 있죠?
【 기자 】
그동안 북한이 주로 사용해 왔던 벼랑 끝 전술을 한국과 미국이 사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미는 검증의정서 채택과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문제를 연계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시료채취 등 북핵 검증과 관련한 문제를 문서화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100만 톤 가운데 45만 톤 정도 남아 있는 대북 중유 지원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측의 이런 입장은 지난 7월 북한의 핵 불능화와 연계하겠다는 것보다 더 강경한 것입니다.
때문에 당연히 북한의 강한 반발이 예상됩니다.
【 질문 2 】
그렇다면, 회담도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겠군요?
【 기자 】
당연합니다.
오늘 회담은 우리 시간으로 10시로 예정돼 있지만 북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다소 늦게 회담장을 향하면서 순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남한 등이 요구하는 시료채취 명문화는 6자회담 진전을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반발이 현실화 하는 가운데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 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오늘 오전 회담장으로 향하면서 현재로선 북한과 양자회동 계획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자칫 이번 6자회담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6자회담에서는 북핵 검증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입니다.
특히, 중국이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북핵 검증을 위한 초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회담 참가국들은 중국이 내놓는 초안을 놓고 계속해서 문구 수정작업을 벌이게 돼 이번 회담은 오늘이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특히, 중국이 한미일 3국의 손을 들어줄지 아니면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줄지에 따라 양측의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어렵게 재개된 6자회담이 끝내 검증 고비를 넘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질지, 아니면 일부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동력을 갖게 될지 오늘이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mbn뉴스 엄성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