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해 예산안이 예정된 날짜보다 하루 늦은 오늘(13일) 통과됐습니다.
지난했던 예산안 처리 과정, 조익신 기자가 되돌아 봤습니다.
【 기자 】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은 잘 짜인 한편의 블랙 코미디였습니다.
오프닝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장식했습니다.
내년 경제 성장률을 잘못 예측해 헌정 사상 3번째로 수정 예산안을 새로 제출하는 촌극을 벌였습니다.
이 바람에 가뜩이나 60일에 불과한 예산 심사 기간은 24일로 줄어들었습니다.
예결위는 심사 계획을 잡을 때부터 법정 시한을 넘겨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을 전제로 했습니다.
여야 원내 사령탑도 당내의 복병을 만나 협상의 미를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태생적인 협상력의 한계를 가진 홍준표 원내대표는 물론이고,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힘들게 접점을 찾고도 당에서 승인을 못 얻기 일쑤였습니다.
때문에 두 사람은 벼랑 끝 대치를 거듭하다 결정적인 예산안 처리 시한 합의라는 트로피를 김형오 국회의장과 정세균 대표에게 각각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당 차원의 전략 부재는 여야 모두에게 명분과 실속 모두를 잃게 했습니다.
민주당이 '절대 양보할 수 없다'던 종부세율 유지, 부가세율 인하, 재정건전화, SOC 예산 삭감, 형님 예산 삭감 주장은 하나씩 또는 한꺼번에, 그리고 결국은 모두 무너져 내렸습니다.
한나라당 역시 여당으로 맞은 첫 예산 처리였지만 법정 시한 준수도, 여야 합의 처리도, 적극적인 재정 확장도 이뤄내지 못했습니다.
돌아온 것은 위기 대응 능력이
어렵사리 예산안은 처리됐지만, 예산안 처리는 끝이 아니라 본격적인 싸움의 시작입니다.
한미FTA 비준동의안과 금산 분리 완화 등 쟁점 법안을 놓고 여야가 어떤 전략과 전술을 구사할지 관심입니다.
mbn뉴스 조익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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