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북미간 교착국면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이는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대화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으나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친서를 보내는 등 북미간의 '톱 다운' 대화 의지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북미 정상 간 신뢰만을 바라보며 상황을 관망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 비핵화가 선행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북미관계는 물론이고 남북 관계도 진척을 보지 못하다는 상황인식 속에서 다시 한번 적극적으로 남북 협력에 나서서 비핵화를 추동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비핵화 국면을 두고 "남북, 북미 대화 모두 낙관할 수 없지만 비관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운전자 역할을 자처하며 형성해 온 북미 정상 간의 신뢰가 완전히 깨지지는 않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낙관론으로 분석됩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생일이던 지난 8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생일 축하 인사를 건네 달라고 한 데 이어 북한에 별도의 친서를 보내 빚어진 혼란도 긍정적으로 해석했습니다.
북한은 11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담화를 통해 "미국 대통령의 생일 축하 인사를 친서로 받았다"며 남측을 향해 "자중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논란이 좀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메시지를 강조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였고 높이 평가한다'면서 양 정상의 신뢰는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역시 자신들이 내놨던 '연말 시한'을 지나면서도 우려됐던 도발을 감행하지 않은 만큼 북미 대화의 진전 가능성은 닫히지 않았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판단으로 보입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현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대화의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점에는 적지 않은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이 국내적으로도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들어서면 북미 대화를 위한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어 여유가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최우선 순위는 북미가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게 하는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북미 대화의 교착과 맞물려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는 남북 관계의 개선에 더욱 힘쓰겠다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