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4·15 총선 공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오늘(12일) 시작한 면접 심사에선 현역 의원도 예외 없이 '송곳 질문'을 받고 진땀을 뺐습니다.
한국당은 이날 32개 지역구(서울 30곳, 경기 1곳, 세종 1곳)에 출사표를 던진 84명을 면접했습니다. 면접 심사장은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됐습니다. 한국당에 '험지'인 서울 강북·강서지역을 중심으로 심사가 이뤄졌습니다.
한국당의 강북 현역은 단 2명, 정양석(강북갑)과 김선동(도봉을)입니다. 이들 두 재선 의원은 오후에 차례로 면접을 봤습니다.
정 의원을 향해 공관위원들은 "우리 당 열세 지역이기도 하지만, 현역 재선에 대한 거부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3선에 대한 유권자의 저항감을 어떻게 돌파할지 물은 것이다. 정 의원은 "시원한 답변은 못 했다"고 기자들에게 털어놨습니다.
공관위원들은 '서울 필승전략'을 물었습니다. 정 의원은 "서울에서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지만, 여권 지지층도 조용히 결집했을 것"이라며 "중도로 외연 확대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후보자의 흠결이 적어야 할 뿐 아니라, 중앙당의 혁신공천과 중도층 겨냥 공약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이어 김선동 의원 차례가 됐습니다. 이 지역 공천 신청자는 현재 김 의원뿐입니다. 추가 신청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무난한 단수 공천이 예상되지만, 면접장 앞에 5분 전부터 나와 순서를 기다렸습니다.
김 의원은 기다리는 동안 직접 쓴 자기소개 원고를 보면서 인사말을 연습하는가 하면, 정장 단추를 잠갔다 풀었다 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면접은 1인당 5분씩 배정됐습니다. 오전 중 언론 촬영을 위해 잠시 공개된 용산의 경우 1차 신청 마감 결과 전국에서 최고 경쟁률(10대 1)을 기록한 곳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내리 4선을 하고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구입니다.
용산 면접에선 권영세 전 주중대사, 김기현 당 대표 정무특보, 김광만 전 호남대 초빙교수, 김경대 전 한국당 용산구청장 후보, 이강언 전 한나라당 대표 특보, 이일현 서울대학교 총동창회 이사, 조상규 변호사, 허용석 전 관세청장, 그리고 황춘자 전 용산구 당협위원장까지 9명이 대기실에서 면접장으로 차례차례 들어갔습니다. 나머지 1명은 비공개 면접을 신청했습니다.
신청자 9명과 '단체 미팅'을 하듯 마주 앉은 공관위원 9명 앞에는 서류가 잔뜩 쌓여 있었습니다. 문이 닫히고 면접이 시작되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습니다.
권 전 대사는 "용산은 만만치 않은 곳이다.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한다"며 자신이 '이기는 후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특보는 "특정 스펙이나 화려한 부분만 보지 말아달라. 진정으로 여당과 싸울 투사를 뽑는 게 중요하다"고 맞섰습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룰을 명확하게 만들어 공천에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이 "경선을 할 수 있다"고 하자 여성인 황 전 위원장은 "그러면 여성에게 불리하다"고 즉각 반발했습니다.
면접은 신청자들이 자기소개와 장점을 1분가량 발표하고, 공관위원들과 '필승전략' 등에 대한 질의응답을 주고받은 뒤 마무리 발언을 하는 순서로 이뤄졌습니다.
공관위원들은 "공천에 승복하고 당을 위해 돕겠냐"고 물었고, 신청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광진을에 단독 신청했습니다. 불출마를 선언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역구입니다.
오 전 시장은 단독 면접을 마치고 나서 민주당 예상 후보를 묻자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바뀌어서 여론조사가 진행돼 왔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누가
한국당은 종로 면접 심사는 뒤로 미뤘습니다. 7명이 공천을 신청했지만, 황교안 대표가 뒤늦게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황 대표는 이날 중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추가 공모(14∼18일) 기간에 공천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