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용인 남서면 마련된 경기도 1호 생활치료센터에서 11일 오전 방호복을 입은 선관위 직원들이 4·15 총선 특별 사전투표에 앞서 기표소를 소독하고 있다. [사진 = 이석희 기자] |
11일 이곳에 확진 환자들의 선거권을 보장하기 위한 '특별 사전투표소'가 설치됐다. 특별 사전투표소는 거소투표 신청 마감기한이었던 지난달 28일 이후 코로나19 감염으로 투표길이 막힌 유권자들을 위해 운영되는 투표소다. 50세 미만이거나 체온이 38℃ 이하인 경증환자들을 수용하는 생활치료센터에 설치되는데, 환자가 많은 서울·경기·대구·경북 등 전국 8곳에서 운영된다.
투표시작 30분 전인 오전 9시 30분. 최초로 실시되는 형태의 투표인만큼 지원인력들의 표정에도 긴장감이 돌았다. 감염을 막기 위해 안전 확보에 힘쓰는 동시에 투표용지 출력기나 본인 확인 시스템에 오류가 없는지 재차 확인했다. 확진환자와 가장 근접해야하는 2명의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은 전신 방호복과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또한 의료용 마스크 위로 안면 가리개까지 착용해 감염 차단에 만전을 기했다. 경기도청에서 파견된 지원인력 역시 마스크와 안면가리개, 방호복 등을 착용하고 있었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생활치료센터는 한화생명라이프파크 건물을 활용했는데 모양은 가운데가 뚫린 원형이었다. 투표소는 원형으로된 야외 공터 한가운데 설치됐다.
오전 10시가 되자 지원인력으로 나온 경기도청 직원이 무전기로 생활치료센터 내에 위치한 다른 직원에게 "000 환자 보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을 시작으로 투표가 시작됐다. 환자 간 간격은 20m 이상 벌어져 있었다. 특별 사전투표 과정은 일반 사전투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환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와 체온 측정, 손소독제 사용을 한 뒤 일회용 장갑을 끼고 본인 확인을 거쳤다. 이후 출력된 본인 주소지가 위치한 선거구의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에서 기표한 뒤 투표함에 넣고 다시 생활치료센터로 들어갔다.
투표소명은 '남사면 제2 사전투표소'였지만 특별 사전투표소의 경우 모든 투표인은 관외선거인으로 분류된다. 현장 선관위 관계자에 따르면 특별 사전투표소의 경우 투표가 종료되면 투표함을 열어 투표용지가 담긴 회송용 봉투를 일제히 소독한 뒤 우편을 통해 관할 선거구로 보내지게 된다.
이날 투표를 진행한 한 20대 여성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달 30일 처음 병원을 방문한 뒤 이달 3일 이곳에 수용됐다. 당초 투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별 사전투표소 운영으로 투표가 가능해지자 "투표를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가능해지니 기쁘다"며 "투표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렇게 투표해 보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특이한 경험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투표가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15분 간 3명의 환자가 투표를 완료했다. 환자 1명 당 5분가량이 소요된 셈으로 최대한 안전을 유지하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 투표가 이
한편 이날 용인 외에도 경북 경주, 안동, 경산에 위치한 생활치료센터에 특별 사전투표소가 운영돼 200여 명 환자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앞서 10일에는 서울 노원구와 대구 동구 등 총 250여 명 환자가 수용된 생활치료센터 4곳에서 특별 사전투표가 이뤄졌다.
[경기 용인 = 이석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