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서 '참패' 성적표를 받아든 미래통합당은 초상집 분위기였습니다.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15일 오후 6시께부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과반 의석도 어렵다는 예측에 굳은 표정으로 40여 분만에 자리를 떴습니다.
심 원내대표는 출구조사 결과만 지켜본 뒤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안양으로 돌아갔습니다.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한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처음부터 상황실에 아예 얼굴을 비추지 않았습니다.
16일 오전 국회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공지만 전해졌습니다.
출구조사 발표 뒤 통합당 지도부가 모두 떠난 상황실에는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들과 당직자들만 남아 초조한 표정으로 개표 결과를 지켜봤습니다.
오후 9시 40분께 저녁 식사를 마친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와 염동열 사무총장이 잠시 상황실로 돌아와 당직자들을 격려했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무거웠습니다.
개표가 진행될수록 수도권을 중심으로 패색이 짙어지면서 장내 곳곳에서 한숨만 이어졌습니다.
일부 경합지에서 한때 승기를 잡아가는 흐름에 간간이 환호가 터져 나오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조용해졌습니다.
특히 서울 종로에서 황 대표와 맞대결을 펼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일말의 기대감도 사라진 듯 지친 기색이 역력해 보였습니다.
출구조사 발표 후 자리를 뜬 황 대표는 이즈음 종로 캠프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밤 10시 15분께 캠프 사무실에서 마이크를 잡은 황 대표는 자원봉사자와 지지자들 앞에서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황 대표는 이어 11시 40분께 다시 상황실을 찾았으나, 이미 통합당 인사들은 상당수가 자리를 비운 터라 다소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와 염동열 사무총장 등 만이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모든 책임은 내가 짊어지고 가겠다"며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을 내려놨습니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 지도부는 황 대표의 기자회견을 끝으로
통합당은 당초 당선자가 확정되면 스티커를 붙이는 '축하 퍼포먼스'를 위해 상황실 전면에 후보자 이름과 사진이 부착된 대형 종합상황판을 마련했지만, 참담한 결과에 지도부마저 모두 상황실을 뜨면서 오후 10시께 행사 취소를 알렸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