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에서 대구·경북(TK)은 8년 만에 또다시 보수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보수 텃밭'임을 재확인했습니다.
오늘(16일)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대구 12개 지역구 가운데 11곳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당선했습니다.
나머지 1곳, 수성을에서도 무소속 홍준표 후보가 승리해 사실상 통합당이 대구를 '싹쓸이'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통합당이 대구 전 지역을 석권한 것은 새누리당 시절인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 이어 8년 만입니다.
앞서 16대, 17대 총선에서도 각각 11개, 12개 전 선거구를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휩쓸었습니다.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 1석, 무소속에 3석을 내줘 뿌리 깊은 지역주의에 변화의 싹이 트는 듯했지만, 이번 총선을 통해 원점으로 회귀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여야 4선 의원 간 대결로 관심을 끈 수성갑에서는 통합당 주호영 후보가 민주당 김부겸 후보를 꺾고 지역 최다선 의원이 됐습니다.
김 후보는 "총선을 넘어 대구를 부흥시키고, 지역주의 정치와 진영정치를 청산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확실히 개혁하는 길을 가겠다"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끝내 분루를 삼켰습니다.
수성을 선거 결과도 관심을 끌었다.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통합당 이인선 후보가 무소속 홍준표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뚜껑을 열자 홍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 이후 끝까지 표 차이를 유지했습니다.
이 같은 표심은 조국 사태에 이어 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두고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정부의 초기방역 실패 논란과 '대구 봉쇄' 논란 등에 대한 불만이 고스란히 보수표 응집으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대구의 높은 투표율도 관심거리입니다. 지난 10∼11일 사전 투표에서 대구는 23.5%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었습니다.
그러나 어제(15일) 투표에서 전국 평균 66.2%보다 높은 67%로 7대 광역(특별)시 가운데 4번째를 기록했습니다.
김부겸 후보가 5선에 도전한 수성갑은 투표율이 74.8%로 지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김 후보가 당선한 지난번 총선 투표율(68.5%)보다도 훨씬 높았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높은 투표율이 김 후보 당선에 큰 역할을 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정반대였습니다.
통합당 공천에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
경북 13개 선거구에서는 20대 총선에 이어 통합당 싹쓸이가 재연됐습니다.
경북 유권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의석이 필요하다"고 호소한 통합당에 표를 몰아줬고,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에게 냉담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