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전 7곳 전 지역구를 석권했다. 역대 총선에서 여야 정당 의석수의 '절묘한 조화'를 맞췄던 대전 표심 저울의 수평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것이다. 특정 정당이 대전 지역구 전석을 '싹쓸이'한 것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정국속에 치러진 제17대 총선이후 처음이다.대전은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전체 7석 중 민주당이 4석, 통합당 전신 새누리당이 3석을 얻어 접전이 펼쳐진 지역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대전지역 7개 선거구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했다.대전 첫 당선을 확정지은 주인공은 중구 황운하 후보다. 황 후보는 50.3%의 득표율로 이은권 의원을 2000여표 차이로 신승하고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울산경찰청장과 대전경찰청장을 역임한 황 당선인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되며 야당의 집중포화를 받은 후보였지만 유권자는 '검찰개혁'을 앞세운 그를 선택했다.
대전 서갑에서 내리 6선 고지에 오른 박병석(서구갑) 의원은 21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 국회의장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국무총리 도전장을 던진 4선의 이상민(유성을)과 재선의 박범계(서구을) 의원도 각각 5선과 3선 도전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초선 조승래(유성갑) 의원은 재선에 성공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단단히 다진 것으로 보인다. 상대 후보와 4전 5기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박영순(대덕구) 후보는 2000여표 차이로 설욕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국회 입성을 일궈냈다. 38세 청년 후보인 장철민(동구) 후보도 이장우의원을 1% 차이로 보수 텃밭에서 승리를 따내며 이변을 연출했다.
이처럼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 온 대전이 전 지역구에서 민주당이 석권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임기 후반기 안정적인 개혁수행과 지역발전, 정권재창출을 열망하는 지역민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지역 유권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허태정 대전시장에게 전폭적인 힘을 실어준 것이다. 여권이 미래통합당 현역의원들의 지역구인 동구,중구,대덕구 등 보수 텃밭에서 이변을 연출하며 압승을 이끌어낸 것은 무엇보다 코로나19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며 다른 이슈가 부각되지 못하면서 정당 지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선거로 진행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0%대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로 이 지역 기반이 더 견고한 상황이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은 물론 구청장까지 모두 싹쓸이한 단체장 후광효과도 영향이 컸다. 특히 민선7기들어 대전의 오랜 숙원인 동구·중구·대덕구 등 원도심의 발전에 불을 지핀 혁신도시 지정,베이스볼드림파크,연축지구 도시개발사업 등 잇따른 매머드급 개발 사업 추진으로 유권자들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힘 있는 집권 여당 후보 프리미엄'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민주당 일당 독주체제에 대한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야당이 없이 견제가 이뤄지지 않는 일당 독점 체제가 자칫 지역민의 여론을 왜곡하거나 외면할 수 있는데다 부패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희권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대전 =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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