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68)이 사실상 확정됐다. 출마를 고심하던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20일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박 의원으로 '합의 추대'가 이뤄진 모습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지난 한 달 동안 많은 고민 끝에 이번에는 국회의장 후보 등록을 하지 않고 우리 당을 믿어주신 국민의 뜻을 받들어 경제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역할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 의원은 3수 끝에 제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추대를 받게 됐다. 앞서 5선 의원이던 시절 20대 국회 전·후반기 국회의장에 도전해 연거푸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박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개헌파' 의원으로 꼽히는만큼 제21대 국회에서 개헌론의 총대를 메고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담아야 한다"고 언급하며 '개헌 불씨'를 재점화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간 개헌은 국회의장들의 대표 숙원이 되어왔다.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은 물론 정세균 국무총리도 국회의장 재임 시절 개헌을 추진했지만 여야 합의 실패로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나 이번 4·15 총선에서 여당이 원내 과반을 훌쩍 넘는 177석을 확보한만큼 개헌 논의가 다시 탄력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여권내에서도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권력구조 개편 등에 관한 재논의가 필연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많다.
언론인 출신인 박 의원은 제21대 국회에서 유일한 최다선 6선 의원이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고 여·야 안팎으로 두루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여·야 교착 국면들에서는 직접 물밑 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4선 시절인 19대 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 초선 당선인들에게 의정활동에 대해 조언하는 손편지를 써오기도 했다.
박 의원은 대전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후 중앙일보에 입사, 경제부장과 홍콩 특파원을 지냈다. 1997년 대선 당시 대전 출신임에도 자유민주연합(자민련) 대신 새정치국민회의(민주당 전신)에 입당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1998년부터 1999년까지 새정치국민회의 수석부대변인을 역임하고 IMF환란 경제청문회 실무팀장, 김대중 총재 특보를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1999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임명됐다. 이후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2005년에는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행정복합도시건설특별법 통과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했고, 2014년 19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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