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내달 중 화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중이다. 국방부는 26일 "코로나19로 인해서 샹글리라 대화가 취소됐기 때문에 연례적으로 해오던 것을 이어가자는 측면에서 한미 양국 간의 공감대가 형성이 돼서 화상회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샹그릴라대화란 매년 5월 말 또는 6월 초 싱가포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외교안보 분야 장관들이 모여 안보이슈를 협의하는 국제회의로,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취소됐다.
이와 관련해 한미일 3국은 이달 중순께 화상으로 열린 한미일 안보회의(DTT)에서 내달 중 3국 국방장관회담을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도 3국 국방장관회담을 전후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화상회담이 열리면 미국측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우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은 올해부터 적용될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정(SMA) 체결 협상을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타결하지 못했다. 한때 양측 협상대표단이 마련한 합의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부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달 6일에도 정경두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방위비 인상을 압박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통화사실을 전하며 "공정하고 균형있고 포괄적인 합의에 빨리 서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코로나19 책임소재 및 홍콩문제 등을 두고 중국에 날을 세우는 미국은 화상회의에서 한미간 군사안보 분야 협력을 강조할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미중 갈등 격화에 대응해 정부는 다음주 '외교전략조정회의'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주재로 개최할 예정
[박만원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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